전시 '자세한 사항은 캡션을 참고하세요'는 "친절하지만 불친절한 실험"
[정지영 기자]
'자세한 사항은 캡션을 참고하세요'.
온라인 밈으로 익숙한 이 문장이 전시 제목이 됐을 때, 많은 관람객이 고개를 갸웃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짧은 문장은 이번 전시의 핵심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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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세연 대표와의 인터뷰 갤러리온도 대표 임세연 대표와의 인터뷰 中 |
| ⓒ 정지영 |
"'자세한 사항은 캡션을 참고하세요'는 인터넷에서 흔히 보이는 문장이잖아요. 주목을 끌기 좋고, 말장난을 좋아하는 저의 성향도 반영됐어요. 참여 작가들도 단순히 '작품만 봐달라'는 입장이 아니라, 작품의 제목과 내용, 안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읽어달라고 말하는 분들이에요. 특히 각 작품이 독립적인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하나의 흐름보다 개별적인 맥락을 보여주기에 적합했죠. 그래서 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게 됐어요."
- 전시에서 '캡션'이 주요 역할을 했죠. 하지만 크기나 배치에서는 평범했어요. 왜 그런가요?
"맞아요. 우리가 전시장에 들어가면 대부분 작품을 먼저 보게 되잖아요. 작가들 입장에서도 작품이 주가 돼야 하고요. 그래서 캡션이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강조하지는 않았어요. 주인공은 작품인데, '주인공이 아닌 척' 하는 주인공 같은 느낌이랄까요. 관람객들이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들이 많았고, 캡션을 함께 보면서 '내 생각과 비슷한가, 다른가'를 확인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게 돼요. 그렇게 한 작품 앞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게 이번 전시의 구조였어요."
- 기획자로서 특별히 애정이 갔던 작품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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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잠에 들면 깨우지 마세요> 박종화(2023) 임세연 대표는 애정하는 작품으로 박종화 작가의 '내가 잠에 들면 깨우지 마세요'를 선정했다. |
| ⓒ 정지영 |
"'친절하지만 불친절한 실험'이요. 비전공자들이 느끼는 미술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해요. 해석도, 감상도 늘 관람자의 몫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전시는 설명을 덧붙여 친절하게 다가가면서도, 동시에 '어떻게 해석할지는 당신의 몫'이라고 말하는 전시였죠. 그 자체로 실험이고, 실험의 결과는 각자의 해석 안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임세연 대표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캡션을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닌 감상의 일부로 활용하며, 작품 이해를 돕는 구성 요소로 제시했다. 강태구몬, 단스, 박종화 작가의 회화 작품에는 각기 개별적인 설명이 함께 제시돼, 관람객이 작품을 캡션과 함께 참고하며 작품의 맥락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일부 작품에서는 캡션을 읽은 뒤에야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요소들이 드러나며, 설명이 감상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자세한 사항은 캡션을 참고하세요'라는 전시 제목처럼, 이번 전시는 인터넷 밈의 형식을 차용하면서도 작품 감상 방식에 대한 실험적 접근을 시도했다. 갤러리온도는 앞으로도 감상 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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