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쉬는 자의 권리? LH 건설 현장 절반, 선거일에도 ‘정상 근무’ [국회 방청석]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5. 5. 3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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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개 현장 중 144개 정상 근무
민간 발주 현장 대책은 전무
“공공기관이 참정권 앞장서야”
서울 한 건설 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작업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참정권 보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선거 당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 발주 건설 현장 약 절반이 정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285개 LH 건설 현장 가운데 144개(50.5%) 현장이 선거 당일에도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단지 부문은 156개 현장 중 58개, 주택 부문은 129개 현장 중 86개가 정상 근무 예정이다.

이에 대해 LH는 의원실에 “건설 현장은 오전 7시에 근무를 시작해 오후 4~5시 사이에 근무를 마치므로 이후 충분히 투표할 수 있다”며 “별도의 조치를 마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기관인 LH의 이 같은 입장은 정부가 선거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 현장의 특성상 투표소와의 거리, 작업 후 피로도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 투표 참여가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소속 현장 62곳 중 44곳(71%)을 휴무로 결정했다. SH는 정상 근무하는 현장도 시간을 확보해 노동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현재 민간 발주 현장의 경우 건설노동자의 투표일 선거권 보장 관련 자료나 별도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향후 선거일 유급휴무제 도입 등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선거에 필요한 시간을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청구하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지만, 별도의 휴일 규정은 없다.

윤 의원은 “건설노동자도 똑같은 국민이며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면서 “국토부는 민간 발주 현장의 건설노동자 선거권 보장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주무관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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