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반대편 찾기 게임'에 푹 빠져있다
[박혜형 기자]

'유튜브야, 내가 언제 정치에 관심 있다고 했니?' 하고 급히 브라우저를 껐지만, 이미 늦었다.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마케팅 천재'가 내 취향을 또 한 번 교묘하게 해킹한 것이다.
그런데 가만, 이런 일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2024년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뉴스의 진실성보다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지를 더 중시하며, 자신과 유사한 관점의 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마치 디지털 세상이 우리를 각자의 '생각 거품' 속에 가두고 "이게 세상의 전부야!"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달콤한 디지털 거품을 터뜨리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첫 번째 비밀무기로 알고리즘과 정면승부를 한번 해 보자.
"알고리즘아, 나한테 이것만 보여주지 마. 나도 좀 다른 걸 보고 싶다고!"
이게 바로 디지털 시민의 첫 번째 무기다. 알고리즘의 '친절한 배려'를 정중히 거절하는 것. 구글에서 검색할 때 평소 절대 치지 않을 키워드를 써보자. 예를 들어 평소 "맛집"만 검색하던 사람이라면 "비건 레스토랑"을 검색해보는 식으로. 유튜브의 "관심 없음" 버튼은 이제 당신의 베스트 프렌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는 내 취향과 180도 다른 해시태그를 팔로우해보자. #미니멀라이프를 좋아한다면 #맥시멀인테리어를 구경해보는 것이다.
필자는 요즘 '반대편 찾기 게임'에 푹 빠져있다. 어떤 기사를 읽으면 의도적으로 완전 반대 의견의 기사도 찾아본다. 마치 디지털 세상에서 영양 균형 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가끔은 "어? 이런 관점도 있네?"라며 깜짝 놀라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 번째 비밀무기: 나의 '디지털 말말말' 점검하기
온라인에서 우리가 쓰는 말들은 과연 무해할까?
"이거 완전 ○○충 짓이네"
"역시 ○○답다"
"전형적인 ○○ 스타일이야"
어? 지금 뜨끔하지 않았나? 우리도 모르게 내뱉는 이런 표현들이 화면 너머 누군가의 하루를 망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상대방의 "어라? 기분 나쁜데..." 하는 표정을 볼 수 없으니까 더욱 위험하다.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이나 거리감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오프라인보다 더 강한 어조나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 이는 화면 너머의 상대방이 실제 사람이라는 걸 잊기 쉽기 때문이다.
세 번째 비밀무기로 뉴스 다이어트의 기술을 권해본다.
"내가 보는 뉴스가 세상의 전부라고? 천만에!"
뉴스도 마치 영양소처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보수 매체, 진보 매체, 중도 매체를 번갈아 보면서 "어? 같은 사건인데 이렇게 다르게 보도하네?"라고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해보자. 특히 해외 매체에서 한국을 어떻게 보도하는지 보면 정말 흥미롭다. BBC나 CNN에서 나온 한국 뉴스를 보면 "어? 우리가 이렇게 보이는구나!" 하며 객관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마치 거울로 내 뒷모습을 처음 본 것 같은 묘한 기분이랄까.
네 번째 비밀무기로 내 디지털 발자국 CSI 수사를 해 보자.
가끔 내 SNS를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구경해 보자. 마치 온라인 스토킹... 아니, 건전한 셀프 모니터링이다.
"내가 공유하는 것들을 보면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
"내 '좋아요' 히스토리를 보면 내 편견이 보일까?"
"내 댓글들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진 않을까?"
이런 질문들로 디지털 셀프 체크업을 해보자. 건강검진처럼 정기적으로!
다섯 번째 비밀무기로 온라인 갈등을 대화로 바꾸는 마법의 주문을 외워보자.
온라인에서 누군가와 의견이 다를 때, 바로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로 시작하지 말자. 대신 이런 마법의 주문들을 써보자.
"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요!"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떨까요?"
"저는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세요?"
신기하게도 이런 말들이 온라인 키보드 배틀을 건설적인 토론으로 바꾸는 마법을 부린다. 네이버 댓글창도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기적 말이다!
디지털 세상의 나비효과, 시작은 당신으로부터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만든다더니, 당신의 작은 디지털 실천도 온라인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한 명이 차별적 댓글 대신 따뜻한 댓글을 달면, 그걸 본 열 명이 영향을 받는다. 그 열 명이 또 백 명에게 전파하고, 백 명이 천 명에게... 이렇게 포용의 바이러스가 퍼져나간다.
우리는 모두 디지털 세상의 주민이다. 그리고 좋든 싫든, 우리가 누르는 모든 '좋아요'와 '공유'와 댓글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밝게 만들거나 어둡게 만든다.
오늘부터 당신도 포용적 온라인 문화를 만드는 디지털 시민이 되어보면 어떨까?
당신의 스마트폰 속에 숨어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그 마음만 켜면, 디지털 세상도 조금씩 따뜻해진다.
자, 이제 폰을 들고 세상으로 나가자. 오늘은 어떤 작은 기적을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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