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감금·폭행 피해... 캄보디아 '코리안 데스크' 설치해야 할까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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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에서 해를 거듭할 수록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주식리딩방 등 불법취업사기가 늘어 있어 필리핀과 태국과 같이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현지 교민사회에서 일고 있다. |
| ⓒ AI 이미지 |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대사 박정욱)은 지난 29일 SNS 재공지를 통해 "텔레그램, 구직사이트 등을 통한 허위 고소득 채용광고에 속아 불법 조직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교민 및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자 다수는 "별다른 기술 없이도 월수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믿고 입국했다가, 주식 리딩방 운영, 보이스피싱 콜센터, 로맨스 스캠 등 범죄조직에 강제로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여권을 빼앗기고 외부 연락이 차단된 채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폭행과 협박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캄보디아 이민청도 지난해 1월 1일부터 '관광비자 입국 후 취업 금지'를 명시한 경고 입간판을 공항은 물론 모든 육로 국경에 설치하고 홍보를 이어오고 있지만, 범죄 조직은 여전히 관광객을 가장한 구직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일시적인 사고 수준이 아니라는 데 있다.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2024년) 동안 불법 고소득 취업사기와 관련해 접수된 구조 요청만 200건 이상에 달한다. 일부 피해자는 사전에 범죄에 가담할 의도를 갖고 출국 전 대포통장을 개설하거나, 범죄 수익을 기대하고 입국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언론과 방송에서 여러 차례 관련 경고가 나갔지만, 범죄조직의 유혹은 여전히 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16일 캄보디아 남부 해안도시 시하누크빌에서는 '대리구매 사기' 등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15명이 현지 경찰에 일제히 검거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체포된 장소는 '황관'이라는 이름의 범죄단지로, 중국계 조직이 운영하는 시설이다. 시하누크빌은 중국계 범죄 조직이 밀집한 지역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각국의 사이버 사기 거점으로 악명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 인터폴 공조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3월부터 해당 단지 내 콜센터에서 군부대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국내 자영업자를 상대로 대리구매 사기를 벌여왔다. '대리구매 사기'는 자영업자에게 자사 품목을 주문하면서 타사 제품을 함께 구매해주면 일괄 결제하겠다며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최근 이 같은 수법이 국내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경찰청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현지 한국대사관은 현재 로밍폰을 갖고 입국한 한국인들에게 자동 경고 문자를 발송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문자에는 "업무량에 비해 과도한 급여를 제시하는 경우 반드시 의심하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통장 대여(일명 '대포통장') 및 보이스피싱 연루 가능성에 대한 주의사항도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예방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대사관에는 경찰 영사 2명이 상주하고 있으나, 일주일 평균 4~5건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하기엔 인력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상담, 수사, 구조까지 전담하는 구조상, 교민 안전사고 대응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태국·필리핀처럼 한국 경찰이 현지에 상주하며 공조 수사를 벌이는 '코리안 데스크(Korean Desk)'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명규 캄보디아한인회장은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은 물론 교민 안전을 위해서도 코리안데스크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범죄조직에서 탈출한 피해자나 국내 가족들이 한인회에 직접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년 째 대사관과 함께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범죄조직의 보복 가능성이 있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프놈펜 현지의 한 교민은 "취업사기에서 보이스피싱까지, 범죄가 진화하고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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