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쏟아진 'GTX' 공약, 반갑지만 걱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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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식 기자]
3년 전 치러진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교통·SOC 키워드는 '지하화'였다면, 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월 3일 '장미 대선'에서 관건이 되고 있는 교통·SOC 키워드는 무엇일까.
고속도로 확충, 대교 건설과 공항 개항 등 다양한 이슈가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공약은 지난 2024년 개통해 많은 시민들이 이미 효능감을 체험하고 있는 이른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를 들 수 있을 테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이준석 후보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이 앞다투어 GTX 확충을 공약하고 나섰다.
실제로 1년 전 첫 운행을 시작한 데다, '교통 혁명' 수준인 만큼 GTX와 관련한 공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빠르고 편리한 출근길을 선사하겠다는 GTX 공약 자체는 반갑지만,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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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3월 개통한 GTX-A. GTX, 즉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이번 21대 대선의 SOC 공약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
| ⓒ 박장식 |
필자는 철도 지하화가 '이기적인 공약'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지역에 있는 인프라의 열매는 취하고 싶지만, 그를 위해 필요한 가지가 보기 싫어 보이지 않는 곳에 묻고 싶다는 공약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하화가 되지 않는 지역의 시민들이, 철도 지하화로 인해 안전은 물론 교통 편의에서도 위협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나쁜 공약이기도 했다고 본다(관련 기사 : 또 다시 스멀스멀... '철도 지하화', 혈세 써서 지역 불균형 키우나 https://omn.kr/2az85).
실제로 지난 3월 선정된 국토교통부의 지하화 사업 우선 추진 대상에 지하철 4호선의 안산시 관내의 초지역 - 중앙역 간 5km 남짓 구간이 선정되었는데, 해당 구간은 고가철도인데다 철로 주변의 완충구역으로 설정된 도로·공원 등이 넓어 소음과 지역 단절과 같은 영향이 비교적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 지하화 공약과 비교하면 GTX는 훨씬 현실적이다. 실제로 지상에서 40~50m 아래의 대심도 지대에 새로운 철도 선로가 건설되기에 기존 교통 인프라에 비해 km당 건설비가 낮은 편이다. 특히 주요 환승역과 연계되는 빠른 철도의 개통은 기존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
특히 국내에서 현실적인 사례를 꼽기 어려운 철도 지하화와 달리 GTX는 2024년 새로운 노선이 개통했기에 파급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도 다행스럽다. 2024년 3월 개통한 GTX-A의 수서 - 동탄 구간은 도심과의 연계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이용객 수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2024년 12월 개통한 운정중앙 - 서울역 구간은 6개월 만에 500만 명의 이용객이 타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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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TX의 개통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히 많다. 하지만 그 부분이 모든 노선에 통할 것으로 여겨진다면, GTX를 무한정 늘린다고 해결된다면 오산이다. 사진은 GTX-A 킨텍스역. |
| ⓒ 박장식 |
이로 인해 대선의 SOC 공약의 가장 큰 핵이 GTX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역시 기계획된 GTX 노선들을 지연 없이 추진하고, GTX D·E·F 노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GTX 플러스'로 일컬어지는 G·H 노선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역시 대전과 세종, 충북을 잇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와 GTX B 노선 등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착공이 예정된 GTX B·C 노선,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부산 지역의 광역급행철도 노선인 'BuTX' 등이 있는 만큼 무작정 '노선을 늘리겠다'는 공약은 한계가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미 개통한 GTX-A의 연장, GTX B·C 노선과 계획 중인 D·E·F 노선 건설에 필요한 사업비를 134조 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임기 내 수도권 GTX 완성만이라도 가능할까. 현재 배정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글쎄올시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국회와 정부 등이 확정한 2025년 예산안 중 국토교통부의 SOC 예산은 총 25조 5천억 원. 수도권 GTX 노선망의 완성에 국토교통부의 SOC 예산을 전부 쏟아부어도 6년 반이 넘게 걸린다.
물리적으로 임기 내에 GTX 모든 노선을 개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특히 모든 SOC 예산을 GTX 노선에 쏟아부을 수 없다. SOC 안에는 공항과 도로, 항만 건설 등 다른 사업에 필요한 예산도 있고, 각 지역에서 운행될 철도와 수도권과 충청권, 전남권 등의 광역전철에 투입될 예산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문수 후보가 제안한 충청·전남권의 광역급행철도는 '말보다 수레가 먼저 앞서가는 격'이라는 생각도 든다. 두 지역은 현재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시계를 벗어나는, 즉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광역전철조차 없기 때문이다. 각 지역을 빠르게 잇는 광역전철도 없는 마당에 먼저 광역급행철도를 짓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노선망이 구축된 수도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충분한 노선망이 있는 경우 GTX가 지역 인프라의 중복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 고속도로·광역전철·GTX 등 세 개의 교통망이 동시에 있는 공급과잉을 낳을 수 있는 것. 인프라가 몰리는 곳과 아닌 곳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아울러 GTX 공약이 수도권과 세종시를 위시한 충청권, 광역시 등 주요 지역들만을 키우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에 우려 역시 크다. 그나마 이재명 후보가 소멸 위기에 돌입한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GTX 노선 확충 공약에 비해 중요도를 좀 덜 부여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한편, 김문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신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역급행철도 공약의 현실성 지적에 대해 "수요자 인원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순차적으로 5대 광역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경기도가 서울보다 낙후됐을 때 GTX를 통해 크게 발전한 것처럼 교통사업 추진으로 비수도권에 편의를 제공해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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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12월 개통한 대경선 광역전철 서대구역의 모습. 수도권을 제외하고 이른바 '광역전철'이 정착된 도시는 아직 부산과 대구밖에 없다. |
| ⓒ 박장식 |
특히 GTX 추진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어려운 과제도 눈앞에 있다. 당초 2025년 발표할 계획이었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12.3 내란으로 인해 조기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새 정부가 계획을 수정 및 개편해 발표하는 것으로 일임되는 기류가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새 정부의 SOC 사업 역시 많은 고심이 필요한 셈이다.
아울러, 다음 대선에서는 '지하화'와 'GTX'를 넘어 인프라 중복 대신 지역 균형발전에 걸맞은 공약이 주류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 자가용 이용으로 유발되는 탄소를 줄일 수 있고, 자가용보다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더욱 나은 공약이 5년 후 나오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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