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가면 병장? 이젠 옛말… 진급누락 땐 총급여 400만원 줄어

병사 월급 인상으로 계급에 따른 금전적 가치가 커진 가운데 군이 병사 진급 제도를 강화하기로 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일병과 상병, 상병과 병장 사이에 각각 월급 차이가 30만원에 달해 복무 기간 중 총급여 차이가 약 400만원에 이를 수도 있다.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6월 개정한 '군인사법 시행규칙'을 통해 병사 진급에 심사제를 도입했다.
그간 병사들은 복무 개월 수만 채우고 특별한 사고 없이 복무하면 자동으로 진급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진급이 누락될 수 있다.
여기에 국방부가 지난달 진급 심사 강화와 성실 복무 유도 차원에서 마련한 병 인사관리 훈령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그 내용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에는 병사가 진급 심사에서 탈락하더라도 군별·계급별로 최대 2개월까지만 진급이 지연됐다.
하지만 개정안은 일병으로 전역을 앞두게 된 병사에 한해, 전역하는 달 1일에 상병으로, 전역 당일에 병장으로 진급하는 방식으로 통일했다.
진급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기존처럼 자동 진급되는 것이 아니라, 전역 직전까지 일병으로 머물다 마지막 날 병장 계급장을 달고 전역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등병의 경우 훈련소 체력 검정이 진급 기준이어서 정상적으로 훈련소를 수료하면 장기간 이등병 계급을 유지하는 일은 거의 없다.
새로운 병 인사관리 훈령은 '진급 누락 가능 기간 확대'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각 군은 이를 일선 부대에 지침으로 내려보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실무에 적용될 전망이다.
이 같은 방침에 병사와 부모들 사이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청원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병사 월급이 적어 진급 여부가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월급이 크게 인상되면서 진급 여부에 따라 실수령액의 차이가 커졌다.
현재 병사 월급은 내일준비지원금 적금을 제외하고도 이등병 75만 원, 일병 90만 원, 상병 120만 원, 병장 150만 원 수준이다.
따라서 전역 직전까지 일병 계급이 유지될 경우, 18개월 복무 기준 정상 진급자와 약 400만 원가량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군은 진급 심사를 통해 병사들의 전투력을 측정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진급 평가에서 체력 점수가 70%를 차지하는데, 탈락자 대부분이 체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라는 설명이다.
상병 이상으로 진급하려면 체력 2급 이상을 받아야 하며, 체력 등급은 특급, 1급, 2급, 3급으로 나뉘고 그 이하 등급은 불합격 처리된다.
군 관계자는 "병 진급 심사는 전투력 측정과 강화를 위한 제도이고, 전투력의 기본인 체력이 심사의 주요 기준이며, 2급 정도의 체력은 엄격한 요구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에는 1∼2개월만 기다리면 어차피 진급이 가능했기 때문에 누락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병사들도 일부 있었다는 점에서, 진급 누락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징집제로 운영되는 현재의 병역 체계에서 진급에 차등을 두고, 이로 인해 소득에도 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병사 가족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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