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낙하산' 인사…종신직 연방 판사에 '성추문 입막음' 변호인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 변호인을 종신직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1기 행정부에 이어 2기 행정부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에밀 보브 법무부 수석 차관보를 필라델피아 소재 제3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보브 차관보가 지명된 직위는 중대한 비행이나 범죄가 없는 한 임기 제한 없이 재직할 수 있는 종신직으로, 상원의 인준을 추가로 받으면 최종 임명된다.
보브는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주에서 약 10년간 검사로 재직했던 이력이 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2023년 9월 뉴욕에서 진행된 성추문 입막음 돈 제공 사건 관련 재판에서 트럼프를 변호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직전 성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돈을 지급하고, 이를 자신의 회사인 트럼프 그룹의 서류에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런 인연으로 보브는 지난 1월 20일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법무부 수석 차관보로 임명됐다. 당시 변호인단에 함께 참여했던 토드 블랜치 역시 법무차관으로 재임 중이며, 최근 의회도서관 관장 대행으로 지명됐다.
이와 관련, 한국계인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민주당)은 같은 당의 코리 부커 상원의원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극단적인 인선"이라며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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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사위에 '최대 후원자' 머스크까지…'낙하산' 논란 계속
트럼프는 앞서 1기 행정부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다. 당시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임명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당시 외교, 경제, 중동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여하며 '백악관 내 실세'로 불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가족 구성원이란 이유로 경험에 걸맞지 않은 권력 있는 자리에 올랐다"며 "족벌주의 정치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2기 행정부에서도 자신과 인연 있는 이들을 요직에 앉히는 트럼프식 인사는 계속 됐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약 2억 8800만 달러(약 3972억원)를 기부한 최대 개인 후원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임명돼 정부 조직 개편 등을 주도하다가 29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트럼프의 차남 에릭의 결혼식을 기획하는 등 트럼프 가문과의 오랜 인연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린 패튼 등 2기 행정부의 여러 '낙하산' 인사 사례가 존재한다. 린 패튼은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보좌관 겸 홍보책임자로 임명됐지만, 해치법(공직자 정치활동 금지법) 위반 전력으로 임명 직후 약 2개월간 직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그는 2020년 미 주택도시개발부(HUD) 지역 관리자로 일할 때 공화당 전당대회 영상 제작에 자신의 직위를 부당하게 활용한 일로 2021년 4월에 4년 간의 연방 공직 근무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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