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각오로 왔다"더니, "감옥 힘들다"…'해외도피' 회장의 요청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 논란 이후 뉴질랜드에 머물며 조세포탈 재판에 6년여간 불출석한 허재호(83) 전 대주그룹 회장이 국내 송환 직후 “구속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김송현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의 구속 취소 청구심문을 열었다.
허 전 회장은 이날 반소매 수의에 흰 고무신을 신고 법정에 나왔다. 청력이 좋지 않아 청각보조장치(헤드셋)를 착용했으나 자신의 입장은 또렷하게 피력했다. 그는 “뉴질랜드 현지 주치의가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고 했는데도 죽을 각오로 왔다. 이 땅에 묻히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황제노역 치욕”…해외 도피 의혹 부인

허 전 회장은 6년여간 재판에 불출석한 이유에 대해선 “2010년 1월 뉴질랜드 현지서 아파트 사업을 크게 하던 중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황제노역’이라는 치욕을 겪었다. 그 일로 어려워진 뉴질랜드 사업을 뒷수습하다 보니 차일피일 귀국이 늦어진 것이지 도망칠 생각은 없었다. 자발적으로 귀국했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했다.
허 전 회장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뉴질랜드에서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된 직후 법원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다. 그는 국내로 송환된 후 이날 오전 1시쯤 광주교도소에 구금됐다.
2014년 ‘황제노역’ 논란…‘탈세’ 추가 기소

허 전 회장은 2007년 5월쯤 D보험 차명주식 36만9000여주를 매도하면서 취한 25억원을 은닉해 양도소득세 5억136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차명주식을 통해 배당받은 5800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650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재판은 뉴질랜드로 장기 출국한 허 전 회장이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6년째 절차 진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허 전 회장은 2015년 8월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심장 질환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장기간 해외 도피…구속 필요”

이에 허 전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연령과 건강 문제,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구속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추후 허 전 회장의 구속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당 5억원 ‘황제노역’…6일 만에 노역 중단

그는 귀국 후엔 “벌금 낼 돈이 없다”며 하루에 5억원씩을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가 공분을 샀다. 허 전 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하루, 노역장 닷새 등 총 엿새간 구금을 통해 일당 5억원씩 총 30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 당시 그는 검찰에 의해 구치소 노역을 엿새 만에 강제로 중단당한 뒤 224억원의 남은 벌금을 2014년 9월에야 완납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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