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행 해법 없이 이재명 "공공의대" 김문수 "원점 재검토"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지난 23일 대선 후보 2차 TV토론 주제의 하나는 의료이다. 이게 들어간 이유는 '의료 파동' 때문이다. 나름의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민참여형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 직속 미래의료위원회'에서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파행 해결이 시급한데, 언제 위원회 만들고 언제 해법을 내겠느냐"며 "대통령이 되려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판단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재명·권영국 비교적 상세
의료 개혁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비교적 자세한 공약을 냈다. 김문수 후보는 '현 정부 의료개혁 원점 재검토'가 대표 공약이다. 세부 내용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윤희숙 원장은 "원점재검토가 공약이라 이것저것 낼 수 없다. 세부 공약을 만들었다가 뺐다"고 말했다. 김성주 회장은 "김 후보가 현 정부 정책을 원점재검토한다거나 의사협회를 방문해 '하나님 다음에 가장 중요한 분이 의사라고 생각하고 살았다'고 말한 게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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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 공약 따져보니
이, 지역·공공의사로 증원
김, 6개월 내 의료 재건
이준석 "보건부 독립"
」
이재명 후보는 지역의사제 도입, 지역의대·공공의료사관학교 신설, 진료권 중심의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들이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의사 확대, 지역공공의대 도입을 공약했다.
지역의사제는 의과대학에 추가 정원을 주고 의사를 더 길러서 지역에 10년(인턴·레지던트 기간 제외) 근무를 강제한다. 학비·생활비 등을 전액 지원한다. 지역 의대 후보 지역은 전남이 유력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약속했다. 경북도 유력 후보지다. 공공의료사관학교는 군의관·필수의사 등을 양성해 군이나 공공병원에 배치한다. 두 곳 세울 수도 있다.
이런 것을 시행하면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수석전문위원은 "의료인력추계위원회가 의대 증원을 결정하면 지역의사제 등으로 채울 수 있다"며 "특수 분야 의사를 늘리는 것이어서 의사 단체의 반발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지역의사·공공의대 반대
그러나 국민의힘은 반대한다. 의사협회도 마찬가지다. 김선정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 건강한보건복지본부 단장(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은 "지역 근무를 강제하지 말고 (자율적으로) 갈 수 있게 지원책을 써야 한다"며 "2026년 정원을 동결하고 논의를 시작하는 마당에 지역 의대를 신설해 정원을 늘리면 상황이 더 꼬이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는 지역 공약집에 전남 국립의대 건립을 담았다.
지역의사제·지역의대·사관학교와 관련, 전문가 판단은 다소 엇갈린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사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되 특수 분야에서 진료한다면 바람직한 정책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함명일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인재전형 학생에게 지역 의료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학비를 지원해서 지역에 남게 유도해보고 지역의사제 도입 여부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역인재전형은 의대생의 60%를 해당 지역 출신 학생으로 선발하며 지역 근무 의무가 없다.
함 교수는 "지역 의대를 신설하려면 수련 병원 건립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 지금도 의대 교수가 이탈하는데 교수를 뽑을 수 있겠느냐"며 "정치 논리가 개입하고 의사 단체가 반대하면서 소모적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공공의료사관학교는 시행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공공자만 붙으면 좋은 거냐"
2차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와 권영국 후보는 공공의료를 두고 충돌했다. 권 후보가 "공공병원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는데, 공공의료마저 갈등의 대상으로 보느냐"고 따지자 이 후보가 "무조건 공공 자(字)만 붙으면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나"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와 권영국 후보는 공공의료를 매우 강조하고, 공공병원 확대를 공약에 담았다.
이와 관련 함명일 교수는 "민간병원이 공적인 역할을 하면 그것도 공공의료이다. 공공병원만의 역할이 아니다. 소유자를 따지지 말고 역할을 따져서 국립·사립 구분 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한양병원은 보은군의 유일한 병원이다. 하루 외래환자 300명, 응급환자 15명(주말 50~100명)이 찾는다. 지난해 10억원 적자가 났고, 대출로 메운다. 문을 닫으면 주민이 1시간 걸려 대전·청주로 나가야 한다. 이 병원 이형성 총괄본부장은 "우리가 하는 일이 공공의료가 아니고 뭐냐"며 공공병원 위주의 공약과 정책을 비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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