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기회 외친 대선 후보들, 본질적 경제 과제 해결은 '물음표'
[경실련]
2025년 6월 3일에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라는 헌정 질서 붕괴의 결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다. 급박하게 선거가 치러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의 신중한 투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다수 정당과 후보들은 공약집조차 제출하지 않으며 유권자의 판단을 방해하고 있다.
경실련은 21대 대선이 정책선거로 치러져야 한다는 기조 하에 공약검증단을 구성했다. 그리고 공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0대 공약과 후보 발언을 중심으로, 공약을 평가했다. 202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10대 공약'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후보가 언론·SNS 등을 통해 추가로 언급한 내용은 공식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평가에 포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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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보자별 공약 |
| ⓒ 경실련 |
김문수 후보는 자유 주도 성장,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기조로, 규제 철폐와 세제 감면을 중심으로 한 공급 측 성장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AI 인재 20만 양성,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 수출진흥회의 정례화 등 일부 공약은 구체성이 뚜렷하다. 그러나 시장 투명성 확보나 재벌 개혁과 같은 구조적 과제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경제 권력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기득권 구조 유지에 가까운 친기업 행정에 집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불평등 해소나 사회적 재분배 정책은 거의 부재한 상태다.한편 AI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서는, 전력 기반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확대에 두고 있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와는 충돌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AI 인프라 전략 없이 원전 의존 중심의 기술 드라이브는 위험한 접근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준석 후보는 규제기준국가제, 과학기술 성과연금, 리쇼어링 유도 등 일부 행정·제도 개선형 공약을 제시했지만, 정작 경제정책의 구조적 기조나 철학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조세·복지·노동·재벌 개혁 등에 대한 공약은 공백에 가까우며, 규제 완화 외의 정책적 상상력은 부족하다. 과학기술 우대 정책도 구체적 산업 전략과 연결되지 않으며, 가장 낮은 수준의 경제 구조개혁 인식을 보인 후보로 평가된다.
권영국 후보는 소득세·법인세·상속증여세 강화, 부유세·디지털세·탄소세 도입 등 조세 재분배를 통한 불평등 해소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증세를 통한 복지 확충과 사회적 책임 강화는 명확하지만, 재벌 개혁이나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 경제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는 부재하며, 과학기술·산업정책에 대한 공약도 거의 없어 혁신경제에 대한 대응은 미흡하다. 분배 철학은 분명하지만 성장 전략과 제도 설계는 부족한 후보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의 경제 공약은 겉으로는 "성장"과 "기회"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경제구조 개혁과 재벌 개혁 같은 본질적 과제에 대한 언급이 전무하거나 미약하다. 특히 한국 사회의 지속적인 저성장과 불평등 심화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재벌체제 문제에 대해 네 후보 모두가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는 점은 뚜렷한 공통된 한계로 지적된다.
이재명 후보는 미래산업에 대한 비전은 일부 제시했으나, 정책 설계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핵심 제도 개혁 과제는 빠져 있다. 김문수 후보는 친기업 중심의 규제 완화·세제 감면 정책에 치중하며, 시장 투명성이나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위한 개혁 과제는 외면했다. 이준석 후보는 기술 행정 개혁 몇 가지를 제시했으나, 경제 철학이나 구조 개혁 인식 자체가 희박했다. 권영국 후보는 조세 재분배 의지는 분명하지만, 재벌개혁과 혁신경제를 위한 산업정책의 부재로 실효성 있는 경제구조 전환 구상은 부족했다.
결국 네 후보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국 경제의 기득권 구조를 정면으로 건드리지 않음으로써 '경제개혁 없는 경제공약'이라는 공통된 문제를 드러냈다. 성장은 이야기하지만 개혁은 외면한, 그리고 가장 강력한 경제 권력을 조용히 지나친 경제공약의 민낯이다.
21대 대선 경실련공약검증단장은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두원공과대 교수), 금융개혁: 양채열(전남대 명예교수), 노동개혁: 류성민(경기대 교수), 농업개혁: 임영환(변호사), 보건의료: 송기민(한양대 교수), 사회복지: 허수연(한양대 교수), 재벌개혁: 조연성(덕성여대 교수), 정보통신: 김경엽(한국공학대 교수), 정부개혁: 신현기(가톨릭대 교수), 정치/외교: 하상응(서강대 교수), 중소기업: 김종근(서울여대 교수), 지방자치: 김동원(인천대 교수), 토지주택: 조정흔(감정평가사), 시민입법: 정지웅(변호사), 통일: 김일한(동국대 교수), 도시: 황지욱(전북대 교수), 시민권익: 심제원(변호사) 등이다. 경제 분야 검증은 경실련 상집위원인 박상인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인 조연성 교수(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인 김경엽 한국공학대 교수가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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