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5억 '황제노역' 대주회장 뉴질랜드서 송환…도피 10년만에 왜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공분을 샀던 허재호(83) 전 대주그룹 회장이 탈세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국내로 송환 중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송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에 대한 강제 구인 절차에 나섰다.
구인영장 집행에 나선 광주지검은 뉴질랜드 현지에서 허 전 회장 신병을 확보했다. 그는 이날 오후 8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황제노역’ 확정…‘탈세’ 추가 기소

해당 재판은 뉴질랜드로 장기 출국한 허 전 회장이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6년째 절차 진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허 전 회장은 2015년 8월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자신의 심장 질환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허 전 회장의 구인영장 유효기간이 지날 때마다 갱신 후 뉴질랜드 당국에 보내왔다. 그간 법률 대리인만 출석한 재판 과정에서 세금 미납분에 가산금까지 총 10억여원을 납부한 그는 이번 구인 절차에 순순히 응하며 국내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년째 재판 불출석… “고국서 여생 보내고 싶다”

허 전 회장은 조세 포탈 혐의 재판과 별도로 대주그룹에서 100억원가량을 빼내 전남 담양의 골프장에 넘긴 혐의(횡령·배임) 등 여러 건의 고소·고발 사건으로 경찰 수사선상에도 올라 있다.
그가 설립한 대주그룹은 한때 대주건설을 비롯해 30여개 계열사를 두고, 1조2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파로 2010년 공중분해 됐다.
1·2심 ‘황제노역’ 논란…6일 만에 노역형 중단

그는 귀국 후엔 “벌금 낼 돈이 없다”며 하루에 5억원씩을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가 공분을 샀다. 당시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하루, 노역장 닷새 등 총 엿새간 구금을 통해 일당 5억원씩 총 30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
일당 5억원짜리 노역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1·2심 재판부의 판결이 있었다. 광주지법 형사2부(당시 이재강 부장판사)는 2008년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여원을 선고하면서 벌금 미납 시 하루 노역을 2억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2심에서 광주고법 형사1부(당시 장병우 부장판사)는 벌금을 절반인 254억여원으로 줄이고, 노역 일당은 배인 5억원으로 늘렸다. 약 50일간 노역을 하면 254억원의 벌금이 완전히 탕감되는 판결이었다.
향판 폐지 촉발…뉴질랜드로 또 출국

황제노역 논란은 추후 ‘지역법관(향판)’ 폐지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법원은 허 전 회장 사건의 1·2심 재판장을 비롯한 향판과 지역 토호간 유착 논란이 이어지자 2015년 이를 폐지했다.
허 전 회장은 추가 탈세와 재산은닉 등 여러 의혹에 연루된 상태에서도 2015년 8월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된 틈을 타 뉴질랜드로 다시 출국했다. 이후 그는 뉴질랜드에 체류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기소됐지만,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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