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우승' 이끈 포스테코글루, 토트넘과 동행 이어갈까

곽성호 2025. 5. 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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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무관 꼬리 잘라냈지만... 리그 성적·경기력은 '글'

[곽성호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가장 재밌는 TV 시리즈는 시즌 3가 시즌 2보다 흥미롭다."

유로파 리그 우승 이후 우승 퍼레이드 현장 앞에서 엔지 포스테코글루는 팀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시즌의 끝에서 구단의 숙원 사업이던 우승에 도달하며 웃었지만, 리그에서의 성적과 경기력은 처참했다. 과연 이 딜레마에서 토트넘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주말 밤을 뜨겁게 달궜던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26일(한국시간)을 끝으로 모든 라운드를 종료했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부임 첫 해 리버풀을 이끌고 리그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첼시, 뉴캐슬, 빌라, 노팅엄 포레스트가 순위에 따라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획득했다.

순위에 따라서 유럽 대항전 티켓을 얻은 팀들이 있는 반면에 컵 대회에서 직행권을 얻은 팀도 존재했다. FA컵에서 창단 120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크리스탈 팰리스, 그리고 유로파 리그 챔피언에 도달한 토트넘이다.

벼랑 끝에서 생존한 토트넘

이처럼 유로파 우승을 통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한 토트넘이었지만, 국내 대회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한 모습을 보여줬다. 포스테코글루 체재로 전환됐던 지난 시즌, 리그에서 5위로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얻어내며 가능성을 입증했으나 쓴소리는 피할 수 없었다. 시즌 초반 높은 라인을 구축해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신선함을 줬으나 후반기가 아쉬웠다.

플랜 A에 대한 고집이 이어졌고, 전술 유연성 역시 확연하게 떨어졌다. 결국 지난 시즌 리그 10경기서 토트넘은 5패를 떠안으며 챔피언스리그 직행권을 빌라에 넘겨줘야만 했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시작했던 2024-25시즌, 토트넘은 리그에서 확실하게 추락한 모습이었다. 전반기에만 무려 9패를 떠안으며 휘청였고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후반기에도 부진한 흐름은 이어졌다. 1월에 열린 리그 4경기서 전패를 기록하며 흔들렸고, 자국 컵 대회에서도 줄지어 떨어졌다. 카라바오컵서 리버풀에 밀렸고, FA컵에서는 빌라에 2-1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맨체스터 시티-첼시-울버햄튼-노팅엄-리버풀-팰리스에 연이어 승점을 얻어내지 못하며 결국 강등권인 17위로 추락했다.

시즌 내내 부진에 허덕였던 레스터 시티, 입스위치 타운, 사우샘프턴이 조기에 챔피언십으로의 강등을 확정하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토트넘의 리그 운영은 최악이었다. 이처럼 리그에서의 부진으로 위기에 몰렸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으나 유로파 리그에서의 우승으로 반전을 만들었다. 리그 페이즈에서 5승 2무 1패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손쉽게 확정했다.

토너먼트에서도 토트넘은 AZ 알크마르-프랑크푸르트-보되/글림트를 연이어 격파, 결승으로 향했다. 여기서도 아모링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승리,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며 리그 부진을 단번에 씻는 확실한 성과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
 2024-25시즌 유로파 리그 우승을 차지한 토트넘
ⓒ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리그 순위를 단번에 잊게 만드는 유로파 우승으로 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는 않다. 리그 17위라는 부진한 성적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경기력 때문.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는 수비진에서의 잦은 실수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통해 나오는 대량 실점 습관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아래 토트넘은 높게 라인을 올리며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력은 상당히 불안했다.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서 74골을 터뜨렸고, 이번 시즌에도 64득점을 기록했다. 이런 화끈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에서는 지난 시즌 61점을, 이번 시즌에는 65점을 상대에 내줬다.

평균 점유율은 54.8%(리그 내 5위)로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펼쳤지만, 리그에서는 총 65실점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이는 리그 최다 실점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물론 시즌 중반 핵심 수비 자원인 비카리오, 로메로, 반더벤,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우도기가 부상으로 이탈한 부분도 치명적이었지만, 그렇다고 보강이 없던 건 아니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킨스키, 케빈 단소와 같은 수비 전력을 흡수했음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이는 분명 전술적인 문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수비 라인 때문에 후방에 머무르는 자원들은 역습을 맞게 되면 긴 거리를 빠른 속도로 내려가야만 했고, 근육과 햄스트링 부상이 자주 발생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이런 상황 속 포스테코글루는 시즌 중반 팀 내 핵심 선수들과의 불화설도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 선수들은 공개적인 곳에서 직설적인 발언을 내뱉는 포스테코글루의 소통 방식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토트넘의 일부 경기에서 드러난 심각한 기복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지난 3월에는 알크마르와의 경기 도중 교체된 메디슨이 "맨날 똑같은 플레이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포착되며 불화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시즌 내내 이어진 부정적인 상황과 불화설을 이겨내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끝내 우승 트로피를 따내며 행복한 결말을 맞았지만, 이제 토트넘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연임 여부. 당초 결승전을 앞두고 결과와 상관없이 포스테코글루와 토트넘은 결별할 거라는 예측이 있었다. 유럽 축구 전문가인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포스테코글루가 남을 가능성은 작다. 결승 결과와 무관하게 토트넘은 여름에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 토트넘의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로파 우승 이후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축구 전문 매체인 < TBR 풋볼 >은 "토트넘 구단 내부적으로 다소 기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사실 포스테코글루는 올여름 경질될 예정이었으나 유로파에서 우승하면서 다니엘 레비 회장이 그를 해고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 속 토트넘도 위약금을 고려해서 유임을 선택할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계약 기간이 2년이 남은 가운데 경질하게 되면 막대한 위약금을 내야만 한다. 특히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수준의 스쿼드를 갖추기 위해서 돈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마당에 경질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새로운 감독 선임과 선수 영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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