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방치된 오류시장, 대선 후보들 만나고 싶습니다"

구로타임즈 김경숙 2025. 5. 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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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후보들에게 바란다] 오류시장 상인들이 요구

[구로타임즈 김경숙]

"그동안 오류1동 주민들이 희생을 당한 것입니다. 피해를 본 것이라고요. 더 이상 피해 보지 않도록 해주세요. '시장정비사업 추진'이라는 이유로 (구청에서 오류시장을) 20년 동안 방치해 놓았는데 얼마나 더 방치하시려고 하나요. 오류시장을 활성화시켜 주세요. 지역상권이 살고, 이 동네 주민들도 행복해진다고요."

오류시장 안에서 50년 가까이 성원떡집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동·서효숙 부부는 시장상인이자 동네주민으로서 대통령 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잠시 긴 한숨을 내쉬더니 가슴 속에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있던 생각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누군가를 뽑아주면 그 정치인이 지역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이 일을 닥쳐보니 그게 아니네요.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오류시장정비사업 강행에) 욕을 하던 측이 구청장이 되면 똑같은 정책을 추진하더라고요. 반면 인근 동네는 좁은 거리 상점들까지 골목상점가 등으로 지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인접 점포 수까지 확대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만들어주고, 주민과 상인들을 위한 다양한 경품행사부터 축제·고객쉼터· 주차장 등 주민편의시설 지원까지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오류1동은 지역상권이든, 전통시장이든 정책다운 정책이 없었어요. 왜 구청장마다 오류시장을 시장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않고, 시장을 죽이려 하는지 난 그것을 묻고 싶습니다".

개설 57년을 맞는 오류시장(오류1동)은 경인로 상업지역에 자리한 구로구 최초의 등록시장으로, 오랜 세월 오류·수궁동, 고척동권은 물론 경기도 부평 광명 등지에서까지 장을 보러 오며 불야성 이루던 서울지역 유명시장 중 하나였다. 그러다 시장정비사업지원이 이루어지면서 지난 20년 동안 민간업자들에 의해 추진주체가 바뀌어가며 3번째 시장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기, 지분쪼개기 및 명의신탁 등에 의한 동의율조작 등이 밝혀져 무산됐지만, 또다시 종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의혹과 논란 속에 시장 없는 아파트형 주상복합건물 계획을 담은 정비사업으로 자리를 틀고 있다.

"주민도 관광객도 상인도 답답하죠"

"지금도 시장이 언제 살아나느냐고 떡을 사러 오는 주민들이 물어요. '시장이 없어진대요'라고 하면 '말도 안 된다'며 황당해하죠. 주민들은 동네에서 편리하게 장 볼 수 있는 시장을 찾고 있는 거죠. 최근 들어 버스 타고 광명시장까지 다녀야 해서 불편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세요. 언제 되느냐고 하면 저도 답답해요."

'언제 된다'고 말할 수 없는 답답함 보다, 지역의 오랜 숙원과 현장 고민 등에 귀 기울이려는 지역정치인이나 구청장, 공무원 모습을 접할 수 없던 실망감이 더 컸다.

"주민들 생각을 현실적으로 물어봐서 정책을 추진하든지 하면 좋을 텐데. 이전 구청장들이나 공무원, 상당수 선출직 정치인들은 오류시장과 관련해 전통시장의 '전'자도 못 꺼내게 묵살하곤 했어요. 그동안 보면 세비 받는 구청 공무원들이나 구청장도 일을 안 하려고 하는 것같아요. 그저 민간 업체가 와서 정비사업 해주면 우리는 가만히 앉아 기부채납만 받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만 갖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오류시장정비사업이 정말 지역주민과 상인을 위한 정책이냐'고 서효숙 사장은 묻는다.

"전통시장에 대한 시장정비사업은 정비사업자들이 특혜만 보려는 것 아닙니까. 시장이 있든 말든, 지역이나 주민이야 죽든 살든, 시장정비사업으로 시장 없애서 민간정비추진업자들이 자기들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식이지요. 구청장과 국회의원이 힘만 합치면 지역에 생명을 불어넣을 구로(갑)지역의 명동자리인 최고의 노른자 땅인 상업지역인데 어떻게 이렇게 방치해 놓고 있는지. 너무 안타깝지요".
 오류1동 주민이자 상인인 김영동 오류시장 상인회장(성원떡방앗간).
ⓒ 바른지역언론연대
대통령 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래서 대통령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김영동·서효숙 부부는 시장정비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이유로 지난 20년 동안 구청의 전통시장지원정책 등으로부터 배제되어 온 오류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호소했다.

오류1동뿐 아니라 수궁동 항동 천왕동등 인접지역 10만 권역의 관문에 위치한 전통시장으로서 오류시장 활성화는 너무도 중요하며, '시장 없는 시장정비사업' 일변도의 법적 행정 집행과정에 대한 면밀한 점검 및 개선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안하는 것은 정부의 부지매입이다.

"정부에서 오류시장 부지를 매입해서 현대식 전통시장과 광역시설, 아파트 등이 들어가는 복합시설로의 공공개발을 추진하거나, 시장을 리모델링해 1층에 전통시장 2층에 주차장을 만들어 주민의 삶과 지역상권을 활성화시켜주면 좋겠습니다."

서효숙 사장은 정부 차원에서 부지를 매입해 문화관광형시장 등으로 지원한다면 서울 서남권 10만 서민을 위한 지역상권과 청년 상인들의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류시장이 있는 오류1동에는 호텔도 많습니다. 매일 아침 많은 관광 버스들이 줄을 잇고 국내외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어요. 하지만 갈 곳이 없어 다이소 쇼핑이 다입니다. 오류시장 안에 들어왔다가 입만 쩍쩍 벌리다 가버립니다. 창피하지요. 전통시장과 아파트 복합건물로 유명한 네덜란드 로테르담마켓홀 만큼은 안되더라도, 저리정책 자금 지원으로 시장 내 점포 중 50%를 청년층에게 분양하면 청년 사장도 지역주민의 삶도 생기가 날 것입니다. 경인로와 접해있는 상업지역인데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호텔이 있고 오류동 역세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생각해 온 오류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안과 근거들이 술술 이어졌다.

시장정비사업의 맹점과 구조적 문제점 개선해야

오류시장정비사업으로 고통을 겪으며 본 대한민국 시장정비사업의 맹점과 구조적 문제점 등에 대한 지적도 곁들인다.

전통 시장 빠진 주상복합건물 일변도의 시장정비사업, 명의신탁 및 지분쪼개기를 통한 동의율조작 등 오류시장 시장정비사업에서 보여준 문제들은 전국 다른 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전통시장법에 따른) 시장정비사업은 전통시장 자리를 이용해 정비사업자들만 갖은 혜택 다보고 이익금 챙겨 나가도록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시장 자리에 시장정비를 하면 시장을 넣으면서 해야지 왜 시장을 폐지하고, 시장 빠진 정비사업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규모점포'를 의무화시켜놓고 있는데, 그 대규모점포의 종류에는 '백화점'처럼 '시장'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시장'이 들어간 대규모점포로 추진하게 하지 않느냐는 말입니다. 도대체 왜 획일적으로 전통시장이 빠진 아파트형 주상복합건물로만 해야 한다는 것입니까."

시장정비사업은 전통시장법에 따라 전통시장의 현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노후화된 시장의 상업기반시설 등을 정비하고 매장 면적 3000㎡이상의 대규모점포가 포함된 건축물을 건설하기 위해 정비하는 사업으로, 용적율 건폐율등 완화·지방세 과밀부담금등 세제감면·동의율완화(60%)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돼있다.

지역주민과 상권발전을 위해 노후된 전통시장을 현대식 유통기반시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정비사업 계획 중 대규모 점포 안에 상점 점포가 아닌 지역 서민들이 일상적인 먹거리 등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통시장 시설이 들어가고, 전통시장법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도록 기존 전통시장의 법적 지위가 승계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니냐는 얘기다.

"왜 굳이 시장을 없애려고 하나요?"

서효숙 사장은 "일본에서는 주상복합건물로 지었다가 전통시장으로 바꾸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 맞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이 필요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그럴 수 있겠지만, 전통시장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새로 지을 때 깨끗한 현대식 전통시장이 들어올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시장을 넣고 5층 상가로 지을 수도 있고, 아래에 시장을 넣고 위로 아파트 등을 지을 수도 있을 텐데, 왜 꼭 시장 없는 아파트형 주상복합건물만 지으려고 하는지, 왜 굳이 시장을 없애려고 하는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

김영동 사장과 서효숙 사장은 날로 '지역'이 중요해지고, 지역주민들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으니 이제 뒤틀리고 엉켜있는 전통시장 정책의 불합리한 문제들이 술술 풀려 지역사회와 주민이 웃는 정책으로 잘 시행될 수 있기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내비치며 후보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오류시장) 그동안 방향 잘 잡아서 가라고 20년 동안 내버려두었잖아요. 그런데 한번은 사기 치고, 또 불법으로 가고... 평행선입니다. 이 길이 아니었잖아요. 그런데도 오류동을 이대로 또 가게 할 것인가요. 이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자는 것입니다."

이제 대통령이 나설 때... 경륜으로 관심과 해법을

이를 위해 이제 대통령이라도 나서 달라고 호소한다. 그러기 위해 이번에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오류시장에 관심을 갖고 꼭 방문해서 봐 달라고 김영동·서효숙 부부는 몇 번이고 거듭 말했다.

"대한민국 어디에 이런 시장 없을 겁니다. 시골 전통시장도 잘 해 놓았잖아요. 대통령 후보님들이 꼭 방문해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재명 후보님(더불어민주당), 성남시에서 많은 정책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시켰다는데 직접 말씀을 들어 보고 싶습니다. 대책을 부탁드립니다. 김문수 후보님(국민의힘), 옛날 사회단체에서 노동자를 위해 애썼다고 들었는데, 지난 20년 매일 새벽과 밤마다 오류시장의 셔터 10개씩 올리고 내리며 시장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오류시장에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주세요".

오류동의 숙원과 많은 주민들의 마음을 담은 두 부부의 간절한 목소리이다. 국민을 감동시킬 생생한 정책해법과 공약 등은 바로 지역 생활 현장 주민의 소리에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구로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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