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환자 염원 담도암 면역항암제, 올 가을 급여 적용 가능성에 '촉각'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생존율 2배이상 개선
국내에서 매년 5000명 이상이 담도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올해 하반기 담도암 면역항암제에 처음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될 전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담도암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밥)'에 대한 급여 적용이 이르면 올해 가을께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임핀지는 국내 최초의 급여 적용 담도암 면역항암제가 된다.
2023년 기준 국내 담도암 환자는 약 2만7602명, 담도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5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집계했다. 한국의 담도암 발생률은 세계 2위, 사망률은 세계 1위다.
담도암 표적·면역항암제는 비교적 최근에야 등장했다. 국내에선 2022년 11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가, 지난해 4월엔 MSD(머크)의 '키트루다'에 대한 담도암 적응증이 허가됐다. 현재 급여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임핀지뿐이다.
임핀지는 지난해 11월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임상적 유용성'과 '급여기준' 평가를 통과한 후 현재 경제성평가소위원회를 통해 '비용 효과성' 평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평가 결과가 올해 중순께 나올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약의 급여 등재(적용) 절차에 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진다면 100여일 후인 올해 가을께는 급여가 적용될 수 있다.
신약의 급여 등재 절차는 크게 7단계로 나뉜다. 우선 심평원이 150일 이내로 ▲임상적 유용성 ▲급여 기준 ▲비용효과성 ▲급여 적정성 평가를 검토한다. 이후 건강보험공단이 60일 이내 ▲약가 협상을, 보건복지부가 30일 이내에 ▲건정심 심의 ▲약가 고시를 진행한다.
당초 임핀지는 워낙 고가여서 급여 적용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젬시스와 함께 사용하는 임핀지 병용요법의 경우 1년 투약 비용이 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심평원이 지난해 8월 '신약 등 협상대상 약제의 세부평가기준'을 개정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혁신성' 요건을 갖춘 신약의 급여 평가엔 유연성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가 높은 약가에도 불구하고 급여 적정성이 인정되기도 했다. 심평원의 개정된 제도가 적용된 1호 약제다.
임핀지가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 담도암의 상대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해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앞서 표적·면역항암제에 급여가 적용된 암종들은 생존율이 상승한 바 있기 때문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폐암의 경우 2011~2020년 15개의 표적·면역항암제가 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5년 상대생존율이 27.7%(2011~2015년)에서 40.6%(2018~2022년)로 개선됐다. 하지만 급여 적용이 되는 표적·면역항암제가 없는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같은 기간 28.9%에서 29.4%로 제자리걸음 했다.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대표적인 담도암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의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요법인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할 때 2년 후 전체 생존율을 2배 이상 개선했다"며 "세계적으로 담도암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는 만큼 사용 허들이 낮아지면 많은 담도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담도암 환자 대상 더발루맙 병용요법은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호주 등 세계 주요국에서 보험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4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범아시아 담도암 환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이 요법을 진행성 담도암 환자의 1차치료에 적극(높은 수준으로) 권고하는 한편 신속한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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