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장원·김봉식 비화폰 정보…계엄 사흘 뒤 원격으로 삭제 정황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보안 휴대전화(비화폰)의 정보가 계엄 사흘 뒤 원격으로 삭제된 정황을 포착했다. 국수본은 26일 “최근 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은 비화폰 서버 분석 과정에서 삭제 흔적이 발견돼 증거인멸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휴대전화에 비유하자면 사실상 초기화와 같은 수준으로 삭제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비화폰·업무용 휴대전화 총 19대 및 서버 등을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 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수사 목적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포렌식을 진행해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지난 1월 22일까지의 서버 기록을 복구했다. 비화폰은 통화 내용을 암호화해 도·감청 및 녹음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고, 이틀마다 한 번씩 기록이 삭제되기 때문에 포렌식 복구 절차가 필요하다.
비화폰 정보가 원격 삭제된 건 비상계엄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6일이다. 이날은 홍 전 차장이 국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이 전화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말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체포를 지시했다고 폭로한 날이다. 경찰은 그다음 날인 12월 7일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직원에게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軍) 사령관들의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비화폰 기록 삭제 배후에 김 차장 또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해당 비화폰 및 서버의 관리 주체는 경호처지만, 경찰은 누가 어떻게 해당 내용을 삭제했으며 삭제 관련 지시 관계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나운채·이찬규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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