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법부 난동'을 넘어
[송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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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대법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5개월은 정말 피곤하고 불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물어, 더 이상의 막장은 없을 거라는 기대가 수없이 무너졌습니다. 정치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지뢰처럼 터지기만 하는 일들이 반복 중입니다.
검찰과 법관들은 법을 잘도 알아서 편법과 불법으로 온갖 사건들을 일으키고, 변명하고, 때론 떳떳하게 논거를 제시하기까지 합니다. 자신들이 우리 사회의 엘리트고 보수의 핵심 인사라며,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벌거벗고 나와서 돌아다니는 게 착잡하고 어처구니없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작금의 사법부 난동을 정리하고자 하는 국회에 "집단 광기 수준의 입법 독재와 사법부 겁박"이니 "대법원이 정치적 의도로 선고했다는 것은 망상"이라고 합니다. 그 말을 그대로 당신들에게 돌려드립니다. 국회와 시민들을 어떤 말로도 겁박하고 조롱하지 마십시오. 우리도 판단하고 생각할 줄 아는 어른입니다.
검찰이 정권의 '망나니 노릇'을 할 때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인 우리의 사법 체계와 법관들을 믿어보려던 마음이 이번 법란으로 일시에 사라졌습니다. 물론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0명의 행동이 사법부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법관들의 우두머리이자 대표라는 자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의 판결이 정의와 상식, 법률에 따라 책무를 다했는가? 당신들은 과연 시민들의 신뢰와 존중, 기대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 다행히도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의 직언이 이어졌으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판사 여러분, 조희대의 사과나 사퇴를 안건으로 채택하지 마시기를 권고합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퇴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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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마용주, 박영재, 신숙희, 권영준, 오석준, 이흥구, 조대희, 오경미, 서경환, 엄상필, 노경필, 이숙연. |
| ⓒ 사진공동취재단 |
우리 사회는 늘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지금보다 암울하고 불안했던 시절에조차 우리는 함께 꿈을 꾸며 미래를 이야기하며 독립과 민주화를 이루며 오늘날까지 이른 위대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검찰과 사법부가 과거의 권력자들과 다른 결말을 맞을 거라는 기대에서 벗어나시길 권고합니다. 시민들은 우리 사회가 너무 어두워서 가진 것 중에 가장 밝은 촛불을, 응원봉을 들었고, 그 불빛이 언제나 권력자에게는 가장 아프고 이길 수 없는 몽둥이였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렇게까지 사법부에 냉엄하게 권고하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전 과정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허위 사실 공표에 대한 재판'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3년 전의 선거 과정에서의 논란을 해당 시기에 해소하지 못한 것은 물론, 대통령 탄핵과 차기 대선 시기에 다시 문제화시키며 나라 전체를 쥐고 흔들어대는 사법부는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고법에서 역대급 판결문으로 정리된 사건을 대법에서 파기 환송했기 때문에 더욱 황당합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한 다양한 정치인들이 모두 같은 사법부의 판단을 받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이중잣대입니다.
이재명 재판은 기일만 연기됐을 뿐입니다. 조희대 한 명만 문제일 뿐이라는 기대도 이제는 없습니다. 대법원장과 함께 10명의 대법관이 일사불란하게 법률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신념과 이해관계에 의해 판결을 내리는 집단주의를 내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처벌하고 또 다른 '유사 대법관들 - 조희대 2탄'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더욱 조희대는 탄핵 심판대에 서야 합니다.
이참에 아예 대법원 체계와 사법제도 개혁도 확실하게 해내야 합니다. "법관은 개개인이 독립적이며 사법부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라더니 이토록 노골적으로 이들 단어의 뜻을 침해한 적이 있었던가요?"라는 김주옥 부장판사의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퇴 요구에 답하기는커녕 국회 청문회에도 출석할 수 없다는 조희대의 오만방자함을 보며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자들이 일말의 합리성과 책임 의식도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이런 모든 일이 일어나는 중이라 6월 3일 대선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이제 정치판과 사법부와 검찰의 난장판은 뒤로하고, '오늘은 날이 좋구나', '내 할 일에 집중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려보자' 같은 마음이 부끄럽지 않은 그런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선택권 한 표를 우리 모두 신중하고 상식적으로 행사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송미영씨는 인하대 사회인프라공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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