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꼭 알아야 할 국회 협조 없이는 실현불가능한 공약들

경실련 2025. 5. 26. 18: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보별 10대 공약 비교평가 (1)] 정치·사법 편

[경실련]

[기사 수정 : 5월 26일 오후 7시 47분]

2025년 6월 3일에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라는 헌정 질서 붕괴의 결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다. 급박하게 선거가 치러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의 신중한 투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다수 정당과 후보들은 공약집조차 제출하지 않으며 유권자의 판단을 방해하고 있다.

경실련은 21대 대선이 정책선거로 치러져야 한다는 기조 하에 공약검증단을 구성했다. 그리고 공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0대 공약과 후보 발언을 중심으로, 공약을 평가했다. 202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10대 공약'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후보가 언론·SNS 등을 통해 추가로 언급한 내용은 공식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평가에 포함하지 않았다.

평가는 정책을 분야별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그 첫번째는 정치사법 분야 공약이다.
 후보자별 대선공약
ⓒ 경실련
먼저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는 '내란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내세우며, 대통령 계엄권 통제, 검찰 수사권 조정, 사법개혁 완수 등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상화, 방송의 공공성 회복, 진실화해위원회 출범, 역사교육 정상화 등 민주주의 인프라를 복원하고 재구성하려는 개혁적 의제들을 비교적 일관되게 담고 있다. 검찰개혁 등 일부 공약은 문재인 정부 당시부터 추진되어 온 흐름을 계승한 것으로, 제도 설계와 정책 경험이 뒷받침되며 구체성도 확보된 편이다. 여당이 국회 다수당인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실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정치보복 근절과 같은 표현은 정책보다는 정치적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고, 일부 과제는 실행방안이 뚜렷하지 않거나 헌법 개정을 전제로 하여 현실적 제약이 뒤따른다. 공약 전반은 제도개혁의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는 정치적 사태에 대한 대응형 구성으로 보일 여지가 있어 개혁 철학의 일관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문수 후보(국민의힘)는 '특권 폐지'와 '신뢰 회복'을 내세우며, 감사원의 권한 강화, 공수처 폐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국정원 대공수사권 복원 등 기존 권력기관의 기능을 복원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의 공약을 제시했다. 간첩죄 적용 범위 확대, 사법방해죄 신설 등도 보수적 법질서 확립과 안보 강화를 중시하는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들은 정치·사법 구조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라기보다는 기존 체제를 복원하거나 강화하려는 접근에 가까워, 개혁적 성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된다. 권력 분산, 감시체계 개편과 같은 구조적 개혁 과제는 부재하며, 정치개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도 뚜렷하지 않다. 공약 구성은 비교적 명확하고 구체적인 편이나, 다수가 국회 입법을 전제로 하고 있어 현재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타 정당과의 갈등 구도 속에서 차별성은 확보하고 있지만, 일관된 개혁 비전보다는 정쟁 대응적 성격이 강한 공약이 주를 이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김문수 국민의힘·권영국 민주노동당·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힘 빼기'와 정부 효율성 강화를 기조로, 부처 축소(19→13), 3부총리제 도입, 예산편성 기능의 국회 이관 공수처 폐지 등 정부 권한의 분산과 행정부 구조조정 중심의 개혁적 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권력기관에 대한 직접적 개입보다는 조직 설계와 기능 조정을 통해 통치구조를 재편하려는 접근이 특징이다. 정부기구 슬림화, 예산권 이관 등은 제도 설계 면에서 상당히 구체적이고, 권력 운영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책 구상 자체는 신선하고 논리적 일관성이 있으나, 그 범위가 사법·검찰개혁 등 핵심 권력기관 개혁까지는 확장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공약 대부분은 국회 입법을 필요로 하며, 특히 개헌 수준의 정치제도 변경이 수반되는 과제도 있어 정치적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또한 개혁의 철학은 비교적 뚜렷하나, 정당의 정책 기반과 정치적 연속성이 약하다는 점에서 실제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권영국 후보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기조로, 87년 체제를 넘어서겠다는 체제 전환적 개헌 구상과 권력기관 해체 수준의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검찰 해체, 시민주권 강화, 정치의 다양성 확대, 7공화국 도입 등은 기존 헌정질서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겠다는 가장 급진적이고 구조적인 개혁 방향을 담고 있다. 정치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은 명확하고 일관되며,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개혁의 철학과 방향성 측면에서는 가장 분명한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지나치게 원칙적·추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거나, 구체적 실행 전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제도 설계의 구체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제안된 과제 다수가 헌법 개정이나 입법권자의 전폭적인 동의를 필요로 하며, 현실 정치 환경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이상과 방향은 분명하지만, 실천 경로와 현실 제약을 함께 고려한 전략은 부족한 편이다.

정치 개혁 공약은 이번 대선의 역사성과 헌정위기의 본질에 비추어 볼 때,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되고 실행되어야 할 개혁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의 정치·사법 공약은 전반적으로 내용이 빈약하거나, 상대 정당을 겨냥한 선거 전략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무엇보다도 개헌, 선거제도 개편, 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 등 오랫동안 지체되어 온 정치개혁 과제들에 대해 명확한 방침조차 밝히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정치개혁 공약이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협조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유권자들이 반드시 인식해야 할 핵심이다. 정치의 실패가 낳은 선거에서, 또다시 정치가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판단하는 유권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1대 대선 경실련공약검증단장은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두원공과대 교수), 금융개혁: 양채열(전남대 명예교수), 노동개혁: 류성민(경기대 교수), 농업개혁: 임영환(변호사), 보건의료: 송기민(한양대 교수), 사회복지: 허수연(한양대 교수), 재벌개혁: 조연성(덕성여대 교수), 정보통신: 김경엽(한국공학대 교수), 정부개혁: 신현기(가톨릭대 교수), 정치/외교: 하상응(서강대 교수), 중소기업: 김종근(서울여대 교수), 지방자치: 김동원(인천대 교수), 토지주택: 조정흔(감정평가사), 시민입법: 정지웅(변호사), 통일: 김일한(동국대 교수), 도시: 황지욱(전북대 교수), 시민권익: 심제원(변호사) 등이다. 정치·사법 분야 검증은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인 하상응 교수(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가 담당했다.

덧붙이는 글 | * 이준석 후보의 공수처 폐지 공약이 선관위 폐지로 오기된 점 사과 드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