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현 떠난 현대건설, '국대 출신' 김희진 품었다

양형석 2025. 5. 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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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6일 기업은행과 지명권+현금 트레이드로 김희진 영입한 현대건설

[양형석 기자]

현대건설이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희진을 영입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구단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6-2027 시즌 2라운드 신인 지명권과 현금을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내주고 김희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김희진 선수의 영입은 미들블로커 포지션의 전력을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진 않지만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본인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0년 프로 입단 후 기업은행에서 15년 동안 활약했던 김희진은 이번 트레이드로 데뷔 후 처음 소속팀을 옮기게 됐다. 김희진은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기업은행에서 그 뜻을 존중해 준 덕분에 현대건설로 이적할 수 있었다. 기업은행에 감사 드리고 새로운 팀에서 제 가치를 다시 증명해 보이고 싶다. 기회를 주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들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갈 수 있는 김희진은 현대건설에서 이다현의 공백을 메울 확률이 높다.
ⓒ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15년 동안 이적 없었던 IBK의 프랜차이즈 스타

V리그는 입단 후 큰 문제 없이 6시즌을 보내면 FA자격을 얻을 수 있고 FA계약 후에도 세 시즌을 보내면 FA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다. 여기에 FA 보상선수 지명과 트레이드 등 이적 수단이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실제로 현재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에서 한 번도 이적 없이 10년 이상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양효진과 김연견(이상 현대건설), 문정원(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등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2010년 기업은행의 창단 멤버로 입단했던 김희진은 15년 동안 기업은행에서만 활약했던 V리그의 대표적인 '원클럽 우먼'이다. 김희진은 루키 시즌을 보내자마자 2012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황연주와 함께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며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김희진은 소속팀에서도 3번의 챔프전 우승과 6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을 이끌며 기업은행의 명문 구단으로 도약하는데 앞장섰다.

김희진은 3번의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정작 소속팀 기업은행에서는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기업은행이 외국인 선수로 공격력이 좋은 아포짓 스파이커를 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간판스타 김희진이 아포짓 스파이커를 고집했다면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었지만 김희진은 팀 전력 극대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다.

하지만 2021-2022 시즌 398득점을 올리며 기업은행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던 김희진은 2022-2023시즌 251득점을 기록하다가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김희진은 깊은 터널에 빠지고 말았다. 당초 2023-2024 시즌 시작과 함께 코트 복귀를 목표로 했던 김희진은 재활이 늦어지면서 14경기에 출전해 19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기업은행은 2023-2024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에서 미들블로커 이주아를 3년 총액 12억 원에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빅토리아 댄착을 지명했다. 여기에 미들블로커 김채연까지 트레이드로 가세하면서 김희진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결국 백업과 원포인트 블로커를 전전하던 김희진은 2024-2025 시즌 30경기에서 32득점에 머문 후 26일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이다현 없는 현대건설, 중앙을 지킬 수 있을까

양효진이라는 V리그 역대 최고의 미들블로커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전통적으로 미들블로커의 높이가 강점이었다. 2024-2025 시즌엔 양효진이 득점 16위(372점, 미들블로커 중 1위)와 블로킹 6위(세트당0.66개),속공 3위(49.61%)로 다소 주춤(?)했지만 '다띠' 이다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속공(52.42%)과 블로킹(세트당0.8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현대산성'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현대건설이 자랑하던 높이가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양효진이 어느덧 전성기가 저문 30대 중반이 됐을 뿐 아니라 2024-2025 시즌 연봉 총액 9000만원이었던 'C등급 FA' 이다현이 계약기간 3년 연봉총액 5억5000만원에 흥국생명으로 이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제 현대건설의 중앙은 노장 양효진과 풀타임 경험이 없는 나현수가 책임져야 하는 하는 상황이 됐다.

이렇게 중앙의 높이가 크게 약해진 상황에서 경험이 풍부한 김희진의 가세는 현대건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미래의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는 신인 지명권을 내주는 것은 현대건설에게도 분명 큰 아쉬움이다. 하지만 2023-2024 시즌 통합 우승을 포함해 최근 4시즌 연속 상위권에 오른 현대건설이 2025-2026 시즌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김희진이 과거 기업은행과 국가대표를 오가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군림했다 하더라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데다가 지난 두 시즌 동안에는 부상 후유증으로 코트보다는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하지만 미들블로커 라인이 약해진 현대건설에서는 김희진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김희진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현대건설은 이다현과 고예림(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이 FA로 팀을 떠났고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도로공사)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새 아시아쿼터 자스티스 야구치와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 보상선수 이예림,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희진이 새로 가세했다. 현대건설의 비 시즌 변화가 다가올 새 시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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