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원가' 논란에도 카페 사장들이 이재명 지지하는 '진짜' 이유

권성훈 2025. 5. 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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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는 무슨 정책 내놓았나'란 반문... 중도 보수 자영업자마저 고개 끄덕이게 한 이재명의 '현실감'

[권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접경지역 방문 이틀째인 지난 5월 2일 강원도 인제군 원통전통시장에서 건어물 가게에 들러 황태채를 맛본 뒤 김병주·허영 의원에게 구입을 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카페를 운영하는 당사자들은 이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카페를 운영하는 당사자들은 이재명 후보의 이 발언을 어떻게 생각할까.

인터뷰에 응한 카페 사장 A씨와 B 씨는 서울 도심에서 제법 큰 규모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산 규모도 평균 이상인 전형적인(?) 중도 보수 성향의 자영업자다. 따라서 평소 진보적 정치인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던 만큼 이들의 첫 마디는 예상대로였다.

"솔직히, 무리한 발언이었죠."

그래도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유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는 건 원두 기준이에요. 그것도 예전 가격이고요. 매장까지 오려면 로스팅, 제조공정, 본사 마진까지 붙어야 하죠. 프랜차이즈라면 더욱 그렇고요."

A 사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핵심을 짚었다.

"큰 맥락으로 봐야 해요. 하다못해 민주당은 가맹사업법, 단체협상권 같은 걸 지지해 줬거든요. 국민의힘은 간담회 한 번 연 적도 없어요."

'커피 원두 120원' 발언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의 일화를 이야기 하며 나온 것이다. 당시 계곡 정비 사업 때 계곡을 사유화한 닭백숙집 정리 과정에서 "힘들게 불 때며 장사하는 것보다 커피 원가 120원을 8천 원에 팔면 마진이 좋지 않겠느냐"며 업종 전환을 권했던 맥락이었다. 그런데 최근 군산 유세에서 이 발언을 재인용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계곡 정비 사업이 이루어지고 5년이 지난 현재, 실제로 서울·경기 일대 계곡가를 둘러보면 과거 계곡을 점거했던 백숙집들이 사라지고 세련된 카페들이 들어선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당시 이 지사의 제안이 현실화한 셈이다. 물론 이 현상이 당시 이재명 도지사 발언의 영향 때문이라는 근거는 불분명하지만 말이다.

B 사장 역시 "이재명 후보가 실수한 건 분명하다"라면서도 "전체적으로 자영업자에 관심을 가지고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재명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8천 원에 팔아도 최소 원가가 2천 원은 넘는다. 커피 한잔을 팔천 원 이상 받으려면 인테리어만 수억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카페 업계의 현실을 설명했다.

그럼, 김문수 후보는 무슨 정책 내놓았나?
▲ 김문수 유세장에 등장한 '커피 120원에 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유세가 열린 20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김문수 지지자들이 커피를 120원에 판매한다고 써붙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들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진짜 이유는 '대안 부재' 때문이다. "김문수가 무슨 소상공인 정책을 내놓았느냐"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B 사장은 이재명 후보가 과거 제시한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떠올리며 "조금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이런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 이재명뿐"이라고 평했다.

당시 이 발언 또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다. 그에 비판적인 정치 논객과 당시 야당 정치인들은 해당 발언에 '공산당', '사회주의'를 언급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외식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그 결이 조금 달랐다. 이들은 '주장이 과해 보이지만,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라는 것이다(관련기사 : 이재명의 '음식점 총량제', 자영업자 생각은 이렇습니다 https://omn.kr/1vrxb).

이들의 이런 심정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기득권이란 좌석에 앉은 자들의 이기심'이라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 현실을 보면 이들의 절박함을 이해할 수 있다.

그야말로 '난립'이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상도(商道)는 해당 업계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은 오로지 본사 수익 확대를 위해 자연 생태계에서도 보기 드문 '동족 포식'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자신들의 브랜드 가맹점 바로 옆에 또 다른 가맹점을 출점하는 '근접출점' 남발이 일상화된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가맹·대리점 점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본사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수사 의뢰 등 실질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지역화폐 도입, 공공 배달앱 개발, 코로나19 시기 임대료 분쟁 조정 등 자영업자를 겨냥한 정책도 추진했다. 행정가로서의 민첩한 대응은 자영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이재명 후보의 모든 정책에 동조하지는 않는다. B 사장은 "부채 탕감에는 반대한다. 나는 대출을 갚았는데, 탕감하면 성실하게 갚은 나는 뭐냐?"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히 했다. "전반적으로 소상공인에 관심을 두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누구냐"는 판단 때문이다.

프레임 전쟁 속 진실

사실 "커피 원가 120원" 논란 속 의도는 명확하다. 발언의 맥락을 무시하고 숫자만 부각해 공격하는 그의 경쟁자들, 견제자들, 비우호 세력들의 전형적인 '프레임' 공격이며, 이를 자영업자에 대한 '이재명의 비하와 무지'로 몰아가려는 기득권 언론의 '프로파간다'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상대의 맥락을 의도적으로 왜곡·단순화해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카페 사장들은 비교적 냉정했다.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누가 진짜 자신들을 위해 일해왔는지 알고 있다. 그들에게는 완벽한 정치인이 아니라 '일하는 정치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도 보수 성향의 자영업자들마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이재명 후보가 가진 '현실감과 실천력'이다. 120원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진짜 서민을 위해 땀 흘려 일해왔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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