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 황희찬 최악의 시즌
[박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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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
| ⓒ 로이터=연합뉴스 |
한국 축구의 유망주 양민혁(퀸즈파크 레인저스), 배준호(스토크 시티), 엄지성(스완지 시티)는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며 성공적인 유럽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손흥민, 두 자릿수 득점 실패... '무관의 한'은 풀었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올 시즌 힘겨운 1년을 보냈다. 리그 순위는 17위까지 떨어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수비의 안정성을 등한시하고 공격 일변도로 나서는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은 팀 성적 하락을 불러일으켰다.
손흥민도 전성기 시절의 포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1992년생으로 30대 초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인 그는 과거와 비교해 스프린트, 경기력, 주력 등이 근소하게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의해 측면 지향적인 플레이 빈도가 늘어나면서 득점력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평상시 강한 내구성을 지닌 손흥민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까지 겹쳤다. 전반기에만 두 차례 부상을 당했고, 시즌 막판에도 3주가량 팀에서 이탈했다.
전반기에는 리그에서 5골 6도움을 올렸으나 후반기 들어 2골 3도움에 그쳤다. 결국 리그 7골 9도움으로 마감했다. 2016-17시즌부터 이어진 8년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마감했지만 유로파리그 3골 1도움, 리그컵 1골, FA컵 1도움을 기록함에 따라 모든대회 통합 11골 11도움으로 시즌을 마치며 제 몫을 해냈다. 올 시즌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다 공격포인트라는 점은 손흥민의 위상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확인시키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한 무관의 한을 풀었다는 점에서 손흥민에게 각별한 시즌이었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입성한 손흥민은 2021-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20년 FIFA 푸스카스상 등을 수상하며 훌륭한 개인 커리어를 쌓은 것에 반해 우승과는 한 차례도 인연이 없었다.
손흥민은 어느덧 토트넘에서만 10시즌째 활약했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주장까지 역임하며 레전드로 올라선 바 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퍼즐조각인 우승컵을 마침내 들어올렸다. 41년 만의 유로파리그 우승이자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이어져온 토트넘의 무관 탈출에 앞장섰다.
아시아 선수가 주장으로 유럽대항전 시상식에서 트로피 세레머니를 선보인 것은 역사상 최초다. 손흥민은 한국을 넘어 명실상부한 아시아 레전드임을 재입증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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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버햄튼 황희찬 |
| ⓒ 로이터통신/연합뉴스 |
빅리그 진출 이후 첫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함에 따라 황희찬의 주가는 폭등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르세유로 새롭게 부임하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에게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울버햄튼 잔류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리그 21경기에서 겨우 2골만을 넣었다. 앞선 시즌보다 10골이 모자른다. 울버햄튼 입단 초기인 2021-22시즌 리그 5골 1도움, 2022-23시즌 리그 3골 1도움보다도 크게 저조하다.
개리 오닐 감독은 노르웨이 출신의 영입생 외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을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했다. 전형적인 '9번'라 할 수 있는 장신 스트라이커를 활용하기 위해 황희찬을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왼쪽이나 중앙 공격수 자리에서 더욱 위력을 보이는 황희찬에게 좋은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특유의 저돌적인 개인 드리블 돌파, 골 결정력 또한 크게 저하되면서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었다.
그렇다고 황희찬에게 반등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8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마수걸이 골을 시작으로 19라운드 토트넘전까지 2경기 연속골을 가동하며 상승세에 불을 붙이는듯 했지만 이를 지속할 동력이 부족했다. 부진도 부진이지만 선수 커리어 내내 황희찬을 괴롭혀온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마저 겹치면서 결국 벤치로 밀렸다.
시즌 중반 새롭게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을 철저히 외면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강등권이었던 울버햄튼을 잔류시킴에 따라 다음 시즌에도 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30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는 황희찬으로선 올 여름 타 팀 이적을 통해 새로운 반전을 모색하느냐 혹은 팀에서 잔류해 다시 한 번 주전 경쟁에 뛰어드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양민혁-배준호-엄지성, 챔피언십서 맹활약... 1군 경쟁서 밀린 김지수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잉글랜드 2부리그 챔피언십이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양민혁, 배준호, 엄지성은 K리그에서 센세이션한 활약을 선보인 뒤 잉글랜드로 진출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2006년생 양민혁은 지난 겨울 토트넘으로 이적한 이후 챔피언십 QPR로 임대되며 큰 무대에 적응했다. 2월 2일 밀월전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3월 30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9경기 만에 1호골을 쏘아올렸다. 시즌 최종 성적은 13경기 2골 1도움. 다음 시즌 원 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해 본격적인 1부 리그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배준호는 지난 시즌 스토크 시티로 이적한 뒤 등번호 10번을 받으며 에이스로 우뚝섰다. 2년차인 올 시즌 리그 42경기에서 3골 5도움을 기록, 데뷔 시즌의 2골 5도움보다 1개의 공격 포인트를 더 올렸다.
엄지성은 광주를 떠나 올 여름 스완지 시티로 이적하며 첫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배준호와 마찬가지로 등번호 10번을 배정받은 엄지성은 시즌 초 주전 자리를 꿰차며 꾸준하게 활약했고, 리그 37경기에 나서며 3골 2도움을 올렸다. 전반기 내내 데뷔골이 터지지 않아 조급함을 보였지만 후반기 들어 3골을 몰아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4년생의 젊은 유망주 센터백 김지수는 챔피언십이 아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볐다. 2023년 여름 브렌트포드에 입단한 뒤 1시즌 동안 B팀 주전 센터백으로 29경기를 뛰면서 적응기를 거쳤다. 지난 시즌에도 1군 8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1군으로 승격한 김지수는뒤 브렌트포드의 프리시즌 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김지수의 팀 내 입지는 벤치 명단에 들어가기도 벅찬 수준이었다. 네이선 콜린스, 이선 피녹, 세프 반 덴 버그, 벤 미등 수많은 경쟁자들을 넘어서기엔 부족했다.
시즌 초반 줄곧 명단에서 제외된 김지수는 지난해 9월 18일 레이튼 오리엔트와의 리그컵 64강전에서 후반 32분 교체 투입돼 감격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8일 18라운드 브라이턴전에서 12분 동안 리그 데뷔전을 소화했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센터백 포지션에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선 것은 김지수가 최초다.
1월 2일 아스널전 15분, 1월 12일 FA컵 64강 플리머스전 90분으로 조금씩 기회를 늘리는듯 보였으나 이후 4개월 동안 28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 1분을 뛰는 데 그쳤다. 결국 김지수는 공식대회 5경기(리그 3, FA컵 1, 리그컵 1경기)의 성적표를 남겼다. 2시즌 동안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김지수로선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과감한 선택을 감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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