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8일 앞 오늘 법관대표회의…'사법부 독립·李 판결' 입장 내나
26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 결론에 법조계와 정치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이후 민주당과 사법부간 충돌 사태에 대한 법관들의 입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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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법원 판결’도 논의
이번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 9일 김예영 법관대표회의 의장(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의 통지로 소집 결정됐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모여 사법행정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회의체다. 1년에 두 차례 정기회의를 여는데, 이번의 경우 별도 소집을 통해 이뤄진 임시회의다.
안건은 두 가지다. 첫째는 “재판독립은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할 가치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재판의 공정성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밝힌다”는 내용이다. 둘째는 “특정 사건의 이례적 절차 진행으로 사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을 인식하고, 개별 재판을 이유로 한 각종 책임 추궁이 재판독립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는 내용이다.
의장단은 당초 언론 보도자료에서 “개별 재판과 절차 진행의 당부(옳고 그름)에 관한 의견표명은 하지 않는다”고 밝혀 이 후보 상고심은 안건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법관 배포용 채택 안건에서 “특정 사건의 이례적 절차 진행”이란 문구를 포함해 대법원 상고심 속도 등을 논의할 뜻을 내비쳤다.

개의 반대 70명…개의·의결 가능할까
이번 임시회는 대법원 판결에 반발한 일부 법관들의 제안과 김 의장의 의지로 소집됐지만 원만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개의 정족수인 전체 126명 구성원 중 과반(64명 이상) 법관대표들이 참석할지부터 관건인다. 개의 자체에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9일 임시회 소집 여부를 묻는 단체 대화방 비공식 투표는 하루 연장한 끝에 ‘구성원 5분의 1 이상’인 소집 정족수를 26명을 간신히 채웠다. 당시 개의에 반대한 법관대표가 전체 과반인 70명이었다.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아예 회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개의에 반대했던 대표들도 “이미 소집된 이상 불출석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안건 의결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개의 자체에 부정적인 법관이 다수인 상황에서 특정 안건이 과반 동의를 얻기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상정된 안건 두 개는 ‘재판 독립 침해 우려’와 ‘재판의 공정성 준수’를 뒤섞어 놓아 찬성 또는 반대하기에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원론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정된 안건도 당일 조율을 통해 문구를 수정할 수는 있지만, 어느 쪽이든 한쪽으로만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삼권분립 위협이 쟁점인 상황에서 사법부가 대선을 불과 8일 앞두고 입장을 내는 것이 맞느냐는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선거 기간에 경솔한 처사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김동진 전주지법 부장판사, 코트넷)는 의견도 나왔다.
이 경우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회의를 속행하거나, 의장이 ‘분과위원회에서 먼저 더 자세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분과위원회로 안건을 보낼 수도 있다. 고법부장 출신 변호사는 “현재는 일부 법관의 의견이 과다대표 되고 있다”며 “모든 법관이 모이는 회의 때는 섣부르게 결론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윤 갈등’ 때처럼 새 안건 현장 상정?
이미 올라온 안건이 추상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의결이 쉽지 않을 경우 특정 법관들이 현장에서 안건을 상정해 가결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누구든지 9명 이상의 다른 법관 동의를 얻으면 새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각각 “조희대 대법원장의 상고심 진행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안건과 반대로 “입법부의 사법부 압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안건이 제시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과반이 찬성해야 통과되므로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20년 12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추윤 갈등’ 상황에서 벌어진 전국법관대표회의(하반기 정기회의)에서 법관 10여명이 “최근 현안이 된 검찰의 법관 정보 수집이 법관에 대한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안건을 현장 발의했던 게 대표적이다.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 청구 사유로 적었던 의혹을 일부 법관이 법관회의에 올린 것인데 결과적으로 80% 반대로 부결됐다. 회의 후 코트넷에선 “다수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안건 상정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지은희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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