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중국인에게만 느슨 적용? "적자 맞지만 규정은 같다"

지난 23일 2차 TV토론에서 대선 후보들은 연금·건강보험 개혁을 두고 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연금개혁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자동조정장치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지금 단계에서 도입하면 연금(보험료를 지칭)을 내는 사람들(가입자)이 불안해서 연금에 대한 신뢰가 깨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지난해 9월 정부가 개혁안으로 제출했지만 3월 모수개혁 때 민주당의 반대로 도입되지 않았다. 이는 가입자수와 기대여명 변화를 반영해 연금 인상액을 자동으로 깎는 제도이다. 연금액은 매년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올리는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이 인상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2036년에 도입하면 기금고갈 시기를 24년, 2054년 도입하면 13년 더 늦추는 효과를 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고령화, 경제 변수에 따라 연금을 깎아 수급자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이다. 수급자의 불안이 커질 것인데 왜 가입자가 불안할 것이라고 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제대로 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예측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이 높아져 신뢰가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지금 이미 연금 액수가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건 맞는 말이다. 이런 마당에 연금액을 자동으로 깎게 되면 신뢰에 금이 갈 수는 있다.
“신·구 연금 분리하면 젊은 층이 불리해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3월 모수개혁을 비판했다. "젊은 세대는 5000만원 더 내고 2000만원 더 나가는 구조라는 말이 나온다. 젊은 세대는 가만히 앉아서 한 사람이 3000만원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조건으로 20~30대와 50대를 비교하면 보험료·소득대체율 만으로 따질 경우 젊은 층이 불리하지만 군 복무·출산 크레디트 확대를 넣으면 그렇지 않게 나온다. 석재은 교수는 개혁신당의 공약인 신·구 연금 분리가 오히려 젊은 층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석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의 수익비(낸돈 대비 받는 돈의 비율)가 1.68이고, 모수개혁을 반영하면 1.3이다. 그런데 신·구 연금으로 분리하면 1이 돼서 신연금 대상인 젊은 층이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중국 등 외국인에 같은 규정 적용

하지만 현행 건강보험이 중국동포에게만 느슨하게 허용하지는 않는다. 모든 외국인에게 같은 규정을 적용한다. 전체 외국인은 낸 돈보다 쓰는 돈이 적어서 흑자를 낸다. 다만 중국인은 다르다. 2021년 109억원, 2022년 229억원, 2023년 27억원 적자를 냈다. 약간의 적자를 내지만 대폭 줄었다. 게다가 2020년엔 365억원 흑자였다. 중국인이 낸 돈보다 더 쓴다고 해서 그들만 대상으로 규정을 강화할 수는 없다. 석재은 교수는 "전반적인 틀을 잡는 얘기는 필요하지만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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