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거 '개표부정' 발언 '끌올' 국힘·개혁신당 총공세

곽우신 2025. 5. 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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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TV토론 해명 놓고 과거 SNS 글 등 지적하며 반박... 이재명 해명에도 '부메랑' 된 부정선거 음모론

[곽우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 입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부정선거론'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되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으로부터 '역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부정선거' 의혹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형국이다. 과거 주요 인사들이 주장했던 의혹 내용들은 현재 '아스팔트'로 대변되는 극우 성향 지지층의 음모론을 키우는 거름이 됐는데, 부정선거 음모론을 놓지 못하는 국민의힘이 '너도 했잖아'라며 큰소리치는 빌미를 준 모양새가 됐다.

2017년 이재명 "18대 대선, 3.15 능가하는 부정선거... 선거개입에 개표부정"

발단은 지난 23일 대통령 선거 후보자 2차 TV토론이었다.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지적했다. 부정선거 관련으로 수세에 몰려 있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말씀드렸던 부정선거는 국정원이 댓글 조작을 통해 국민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에 그 측면에서 부정선거라고 한 것"이라며 "무슨 '투개표를 조작했다' 이런 차원의 윤석열이나 김문수 후보가 관심 갖는 부정선거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의 대북심리전단과 국군 기무사령부,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은 대선 당시부터 불거졌다가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같은 활동은 사실상 부정선거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는데, 자신도 그 일환으로 비판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이 나온 직후부터 이재명 후보 역시 한때나마 '부정선거 음모론'을 신봉한 인물이라 규정하고 몰아세웠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토론이 진행 중이던 23일 오후 9시 11분, 이 후보가 지난 2017년 1월 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갈무리해 제시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전대미문의 부정선거... 투표소 수개표로 개표부정 방지해야"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지난 대선은 3.15 부정선거를 능가하는 부정선거였다"라고 썼다. "국가기관의 대대적 선거개입에 개표부정까지"라며 "투표소 수개표로 개표부정을 원천차단해야 한다. 많은 국민이 전산개표 부정 의심을 하고 있고, 그 의심을 정당화할 근거들이 드러나고 있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즉, 토론 때의 해명과 달리 2017년 당시 이 후보는 '수개표' 문제도 지적을 했던 것이다. 현재 부정선거 음모론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수개표가 아니라서 조작 가능하다'라는 주장이고,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은 '대만식 수개표'를 부정선거 대책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당시나 지금이나 투표지분류기를 거친 투표지를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한 뒤 득표수를 집계하는 식으로 개표가 이뤄지고 있어서 수개표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홍성군 복개주차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팩트체크단은 24일, 2017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반박한 보도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는 2017년 1월 8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개표부정 의혹제기 자제 강력 촉구" 자료를 통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개표부정은 결단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다"라고 적극 해명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함초롬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이재명 후보는 과거의 자신과 싸우고 있느냐? - 부정선거 발언 번복, 국민은 기억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잊으셨느냐, 아니면 국민을 속이려 드시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후보의 이중성과 말 바꾸기를 여실히 드러낸 자리였다"라며 "이재명 후보 스스로의 과거 발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답변이다. 명백한 물증이 진실로 남아, 수면 위로 떠올랐다"라고도 꼬집었다.

김혜수 청년대변인은 25일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부정선거"를 외친 선구자, 이재명 후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축하한다, 이재명 후보는 이제 그렇게 비판하며 놀려대시던 '음모론자'와 '극우'의 선구자, 창시자가 되셨다"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가장 먼저 부정선거론을 제기했으면서, 현실적인 방법으로 '선거 시스템의 개혁'을 시도하려는 김문수 후보에게는 밑도 끝도 없는 '음모론'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라며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몰고 갈 생각하지 마시라"라고도 힐난했다. 김문수 후보가 부정선거론을 관련된 공격을 희석하는 용도로 물고 늘어진 셈이다.

2025년 이재명 "하도 오래 전 일이라... 부정선거 했다는 게 아니라 우려가 있던 것"

개혁신당 역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음모론에 경도된 부정선거론자는 자진사퇴 하자"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팟캐스트 등으로 2017년 1월 20일 방송된 '김어준의 파파이스' 영상을 제시했다. 당시 김어준씨가 영화 <더 플랜> 등을 제작해 개표 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는데, 김씨의 방송에 이 후보가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왜 이런 (부정선거) 주장을 하셨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해야 되니까"라고 답했다. "사실 저는 이거 수없이 얘기했던 것이다, 그 전에도"라며 "이게 3.15 부정선거를 능가하는 최악의 부정선거다. 그리고 이게 개표 과정의 얘기로 대법원에 재판도 계류 중인데 심의를 하지 않는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금 4년 넘도록 안 하고 있다. 그래서 이게 국가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게 뭐 최종 결론이 어떻게 되는지는 다음 문제고, 최소한 우리 사회에서 법은 지켜야 되는 거다. 이게 국가 기관이 특히"라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 부정선거를 주장한 일에 대해 지난 24일 경기도 부천 대안학교에서 유권자 간담회를 마친 뒤 "모르겠다. 하도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이 없다"라며 "제 기억으로는 국정원 댓글 조작을 통한 선거 부정을 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부정선거를 했다는 것이 아니고 그런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수개표, 즉각 개표하는 게 확실하지 않냐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왜 이재명 후보는 논란을 항상 키울까"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부정선거론자라는 이미지가 커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또다시 호텔경제학 때처럼 우기기로 나오지만, 그럴수록 국민들은 부정선거론자에다가 뻔뻔하기 까지 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부정선거론과 같은 음모론에 빠져 계엄을 저지른 폭군을 내보낸 자리에 또 다른 부정선거론자 포퓰리스트가 들어서면 곤란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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