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심장 사용한 사진가”...브라질 다큐 사진가 세바스티앙 살가두 별세
브라질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세바스티앙 살가두가 지난 2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81세. 그가 아내와 함께 설립한 브라질의 환경 단체 ‘인스티투토 테라’는 “세바스티앙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더욱 정의롭고 인간적이며 생태적인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1986년 브라질 북부의 금광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 에티오피아의 기근, 1991년 사담 후세인의 군대가 일으킨 석유 유정 화재를 진화하려 애쓰는 쿠웨이트 노동자 등 역사의 많은 장면이 그의 셔터에서 나왔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거기 인간이 저지른 잔혹한 행위를 모두 포착하는 그의 흑백 사진은 때로 “인간의 고통과 환경의 재앙을 놀라운 미학으로 은폐한다”, “재앙에 빠진 사람들의 이미지를 착취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대해 살가두는 “여기의 빛은 저기와 같다. 여기의 존엄성도 저기와 같다. 왜 가난한 세상이 부유한 세상보다 더 추해야 하냐”(2024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라고 맞섰다.

살가두는 1944년 브라질의 한 시골에서 목축업자의 8남매 중 외아들로 태어났다. 1960년대 브라질에 군사 독재 정권이 들어서자 프랑스로 망명했다. 경제학 전공 후 국제커피기구(ICO)에서 일했다. 1973년 프리랜서 사진가가 되었고, 다큐멘터리 사진가 그룹 매그넘에서 활동했다. 1990년대부터는 아마존 열대 우림 보존을 위해 싸우는 원주민들의 모습을 담는 데 매진했다. 독일의 감독 빔 벤더스가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네시스: 지구의 소금’(2014)을 찍기도 했다.
살가두는 2014년 전시를 위해 한국에 온 바 있다. 유진 스미스 상, 세계 보도 사진상, 하셀블라드상 등을 수상했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눈과 카메라 만이 아니라 영혼과 심장까지 사용한, 세계가 낳은 가장 위대한 사진가”라고 애도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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