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전문가의 일갈 "아직도 공약집 안 나온 게 가장 큰 문제"
[이영광 기자]
21대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역대 대선에서 집값 문제는 유권자에게 큰 관심사였다. 따라서 후보들은 5년 동안 부동산 정책 어떻게 할지 공약으로 발표해 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아직 공약집도 안 나왔고, 부동산 정책은 다른 정책 하위 개념으로 나왔고 명확히 부동산 정책을 모으진 않았다.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금까지 발표된 부동산 관련 주요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 평가해 보고자 지난 21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을 서울 종로구 한국도시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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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 ⓒ 이영광 |
"공약이 발표됐다고 하기가 어려운 상태인 것 같아요. 특히나 주거 부동산에 관련해서는 굉장히 단편적으로만 공약을 내놓고 있어요. 하지만 10대 공약 같은 데 아주 자세한 내용이 실리기는 어렵거든요. 그래서 공약집이 나와야 되는데 공약집을 지금까지 어느 후보도 안 내고 있어요. 이재명 캠프 같은 경우 거의 5월 말일 것 같거든요. 그러면 선거일과 너무 가깝죠. 그때 나오면 어떻게 보고 평가를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아요."
- 예전에는 어땠나요? 2017년 대선과 비교해야 할 것 같은데.
"2017년에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에서 벌어졌잖아요. 그때 보면 지금처럼 늦지는 않았더라고요. 이번과 유사하게 대통령 탄핵으로 5월 9일 조기에 치르진 19대 대선 공약집 발간일이 민주당은 4월 28일(11일 전), 자유한국당은 4월 17일(22일 전), 정의당은 4월 16일 (23일 전)이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5월 말까지 나올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니까 그때보다도 훨씬 상황이 악화된 거죠."
- 국민들이 공약집 잘 안 보는 경향도 있지 않나요?
"모든 사람이 그 두꺼운 공약집을 다 보지는 않겠죠. 그래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관심이 있는 분야라도 보시겠죠. 공약을 보고, 투표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공약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언론을 통해서 알려져야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논의가 돼야 하는데요.
지금 주거 정책은 너무 추상적인 수준이라서 평가하기가 되게 어려워요. 그러니까 툭툭 10대 공약안에 들어가 있죠. 그 정도 수준으로는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소상공인 안에 주거가 몇 줄 적혀 있고 이런 식이란 말이에요. 권영국 후보만 유일하게 10대 공약에 주거 부동산을 포함했어요. 나머지 후보들은 다른 정책의 하위 분야로 넣었어요."
- 이재명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공약은 준비 안 된 걸까요?
"얼마나 잘 만들어진 공약을 내기 위해서 계속 지연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냉정하게 10대 공약을 보면, 잘 준비됐다고 평가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이 후보 같은 경우 소상공인 안에 공공임대와 전세사기가 들어가 있거든요. 주거 정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어려웠어요. 주거 부동산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책 순위 3에 '가계 소상공인의 활력을 증진하고 공정 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가 있는데 이 안에 공정 경제라는 것 때문에 전세 사기가 몇 줄 들어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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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평촌중앙공원 집중 유세 현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노후 신도시는 1기 신도시를 얘기하는 거죠. 이 부분과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발표했었냐면 '임기 내에 무조건 삽 뜨게 하겠다'고 했어요. 그거 보면서 실행할 생각이 없이 정책을 내는구나 생각했어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이건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잖아요. 노후 신도시 재건축 촉진과 관련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이 없거든요. 주택 공급이 윤석열 정부에서 굉장히 감소했어요. 주택 공급이 필요한데 급한 공급을 1기 신도시 재건축으로 하기는 어려워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몰라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철거하고 짓는데만도 3년 이상이 걸리니까요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에서 그렇게 밀어붙여도 아무것도 못 했다는 거죠. 근데 이걸 또 공약으로 내세운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실 굉장히 달콤해 보이기는 하잖아요.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해요."
- 지방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없죠. 지금 지방은 미분양으로 아주 몸살을 앓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주택을 공급한다고 할 수도 없고 안 한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인 공약을 내고 있어요. 양도세를 감면해 준다고 하고, 등록임대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하고 있어요. 그러나 지나친 규제 완화가 나중에 또 문제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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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내일은 더 밝을” 광명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결혼하면 3년, 큰아이 첫 아이 3년, 둘째 아이 3년, 이런 정책인데 주거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이런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의 저출산 고령 사회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까지 주거비 지원 정책은 청년에 집중됐거든요. 아동이 있는 가구에 대한 주거비 지원은 경기도 시흥시와 서울 정도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부 정책으로 청년하고 아동 양육 가구에 대해 결국 주거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이런 정책은 필요하죠."
- 김문수 후보 역시 지방 부동산 공약은 없는 거죠.
"지방 공약은 없고 대출 완화하겠다 김문수 정책도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거예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공약은 이런 경향이 아주 강하거든요. 지금 가계 부채가 우리가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이게 소비 여력을 줄이고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계속 거품을 키우는 방식으로 부채 주도로 빚내서 집 사고 빚내서 세 살라는 것을 공약하고 있습니다."
- 거대 양당인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기숙사 건립을 공약 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꼭 짚고 가야하는데 기숙사 공약은 지킨 적이 없거든요. 박근혜 정부 때부터 대학 기숙사 수용률이 거의 안 늘고 있어요. 최근에 공급을 안 하거든요. 정말 지키지 않는 공약인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 없이 이재명 후보나 김문수 후보나 공공기숙사 많이 짓겠다는 공약을 낸단 말이에요. 근데 아무도 지키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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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1일 경기 성남의료원에 도착, 시민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2025.5.21 |
| ⓒ 연합뉴스 |
"이준석 후보의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 같은 이름으로 정책이 나온 게 엄청 많아요. 이준석 후보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계속 호명하고 있거든요. 주요 수단은 세금 감면이에요. 취득세 감면하고 양도소득세 감면하고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20억 원 주택까지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내용인데 이런 게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인지 묻지 않을 수 없죠."
- 아무래도 이준석 후보 지지층이 2030 남성이라 거기에 타겟팅 한 거 같아요.
"대통령은 어떤 특정 세력 세대만의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청년 신혼부부만을 중심으로 주거 정책 공약 설계하는 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세입자 주거권 보장과 공공임대 확대를 핵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권영국 후보가 유일하게 10대 정책 중에서 세입자를 위한 주거 부동산 정책이라고 해서 이 분야에 대해 공약을 내놨죠. 주거 부동산이 국민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 볼 때 10대 공약에는 당연히 포함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권영국 후보만 10대 공약에 포함한 거죠. 여섯 번째 공약으로 세입자를 위한 주거 부동산 정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에요.
권영국 후보는 특히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어요. 새로 선출될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주거 문제가 전세 사기라고 생각해요. 너무 전국적이고 너무 고통이 크거든요. 우리 사회의 주거 부동산 정책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너무 잘 보여준 것이었거든요. 이 전세 사기에 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게 사실 제1 공약으로 나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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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공·옥쇄·단식 농성 노동자와 함께 입장한 권영국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토론회에 고공·옥쇄·단식 농성을 했던 노동자, 활동가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권 후보는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어딘가에 가두고 농성해야 간신히 목소리가 들리는 사회는 정상적이지 않다"라며 "오늘 사회 분야 토론회에 이들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심정으로 임하겠다"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임금 회복을 촉구하며 0.3평 철제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유최안 거통고지회 당시 부지회장,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촉구하며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랐던 민푸름 활동가, 권 후보, 이틀 전 고공농성 500일을 넘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최현환 지회장, SPC의 노조파괴에 맞서 53일 단식 농성을 벌였던 임종린 파리바게트지회장. |
| ⓒ 남소연 |
"세제와 관련해서는 좀 뚜렷하죠. 이재명 후보는 대답하지 않고 있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감세 정책 다 굉장히 많은 영역에서의 감세 정책을 약속하고 있고 권영국 후보는 정반대로 세금을 굉장히 강화하겠다고 해요.
지금 주거로 인해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전세 사기 깡통 전세 피해자도 물론이거니와 그다음에 취약계층들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라고 대표되는 분들에 대한 주거 주거 복지 문제인데 다른 후보는 이 문제가 거의 다루어지고 있지 않아요. 이건 굉장히 또 문제인데 주거 복지 문제가 그냥 공공 임대주택 주거비 지원 청년에 대한 주거비 지원 정책 정도지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복지 문제를 지금 많이 언급을 안 하고 있는 거는 좀 굉장히 문제죠.
왜 그럴까의 원인은 감세 때문이에요. 세금이 줄어들면 공공임대에 들어갈 수 있는 돈이 없어지는 거고 윤석열 정부 때 봤잖아요. 원래 문재인 정부 때 20조 원 정도였던 거 15조 원으로 5조 원 깎았고 계속 깎고 문제는 예산을 줄여놓고도 안 써요. 돈이 없는데 열심히 돈을 써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예산도 계속 줄이고 받아놓은 예산도 안 쓰는 방식으로 대응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굉장히 윤석열 정부에서 감소했는데 취약계층의 삶하고 밀접하게 연관이 돼요. 부자 감세하고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장담하지만 결국 종부세 감세액은 그만큼 사실 공공임대주택의 예산이 줄어들었거든요. 윤석열 정부에서 종합부동산세 감세한 만큼 공공임대주택 예산이 줄어든 거예요.
지금 우리가 예산을 주거 부문에서도 써야 할 곳이 너무 많아요. 전세 사기 깡통 전세 피해 그다음에 취약계층들 지옥고, 쪽방에 사시는 분들이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 해결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그다음에 지방 같은 경우에는 인구 위기에 대응해서 지금 주택도 공급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지방에서 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그 사람을 모으려면 집을 공급해야 되니까 지자체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하는 데들이 모델들이 나와요. 심지어 인천 같은 데서도 천 원 주택 이렇게 공급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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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40일간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40%가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모습. 압구정 아파트는 64%가 신고가에 거래됐으며, 105억원 거래도 나타났다. |
| ⓒ 연합뉴스 |
"언론에서 문제를 지적하지 않아서 그런데, 서울 아파트 가격은 윤석열 정부 때 문재인 정부 못지않게 올랐어요. 지금 가계 부채가 2000조 원에 근접하고 있는데요. 부채를 계속 늘리는 방식으로 주택 경기 부양을 하면 집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대출, 기준금리, 유동성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명확해졌으니, 가계 부채를 잘 관리해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문재인 정부 때 급격하게 증가한 전세대출이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의 중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전세 대출에 대한 대응도 잘 해야 할 것이고요.
문재인 정부가 3기 신도시, 공공주택 복합 사업, 쪽방촌 개발처럼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과 제도들을 만들어 놨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든요.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 놓았어요. 때문에, 차기 정부는 주택 공급을 적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주택 가격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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