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한 민족시인인데 문학관도 없는 현실"
[김명희 기자]
'이상화 탄생 124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지난 22일 오후 7시 대구시 중앙대로 355-1 구구단 회의실에서 열렸다. '대구를 연구하는 단체' 구구단(대표 서용덕) 주관으로 진행된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이상화 현창의 실태와 개선방안"으로, 주제발표는 김성순 수필가(2025년 새벗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강사)가 맡았다.
민족시인으로 기억되는 이상화는 국가가 인정한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1901년 5월 22일 대구에서 태어나 1943년 4월 25일 타계했다. 그는 현진건과 함께 '백조' 동인으로 활동했고, 1926년 걸출한 명작 '빼앗긴 들에도 봄온 오는가'를 발표해 한국문학사에 우뚝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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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탄생 124주년 기념 심포지엄(주제발표: 김성순) |
| ⓒ 김명희 |
"수성못 '상화동산'에도 그렇게 게시되어 있습니다. 달성공원 상화시비 앞 안내판은 1901년 4월5일-1943년 3월21일로 표시해 두었는데 이는 모두 음력 기준으로, 음력이라는 별도 표시를 하지 않아 방문객들이 양력으로 오해하게 되므로 역시 잘못입니다. 상화고택에서 배부하는 소형 홍보물(리플릿)의 '연보'와 '본문'에도 옳지 않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만 1901년 5월22일-1943년 4월25일로 바르게 밝혀두었습니다."
이어서 김 수필가는 "대구 달성공원은 이상화가 1928년 비밀항일결사 'ㄱ당'을 결성한 독립운동의 현장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밝혀둔 안내판은 세워져 있지 않습니다. 별도로 건립하기 어렵다면 상화시비 안내판에 그 점을 추가해서 써놓으면 될 것입니다. 약간만 성의를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라며, "특히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상화 문학관이 없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화는 너무나 유명한 민족시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관이 없습니다. 문중에서 자체적으로 차린 작은 기념 공간이 있을 뿐입니다. 공공으로 설립되어 운영되는 이상화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타시도민들이 볼 때 대구의 문화수준을 상징하는 현상이 아닐까 우려됩니다. 유년기 이래 절친한 벗인 현진건도 문학관이 없으니 함께 현창하는 문학관을 세우면 것도 좋은 방안이라 할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수필가는 "대구가톨릭대 문헌정보학과 조용완 교수 논문에 따르면 이상화 문중에서 설립 운영한 우현서루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도서관입니다. 이상화 문학관 설립은 우현서루 복원과 연계해서도 연구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이상화의 큰아버지 이일우가 설립한 우현서루는 일본 왕궁에 폭탄을 던진 김지섭 등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고, 그래서 1911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쇄된 곳입니다. 이일우는 조카 이상화가 일제식 교육에 물들 것을 염려해 보통학교에 취학시키지 않고 우현서루에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하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최초 사립도서관 우현서루 복원해야
토론에 나선 김규원 시인(경북대 명예교수)은 "상식과 달리 이상화 시인에 대한 현창이 너무나 허술하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관공서에 공문을 보내 해결할 일은 시급히 그렇게 해서 바로잡고, 장기적으로 추진할 일은 면밀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현진건 장편소설 '적도'를 영문으로 옮겨 월간지에 연재 중인 김해경 번역가는 "역사유적 등의 안내판에는 영문 등으로 옮겨놓은 문장이 있다. 이상화 시인 등 문학가의 경우에는 대표문장을 외국어로 번역해서 게시를 해두어야 진정한 소개가 될 것이다. 미력하지만 앞장서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상화 시 '대구행진곡'을 가곡으로 만들고, 또 이상화와 현진건을 주인공으로 한 '친구야'를 작곡한 서용덕 음악가는 "이상화 시인은 타계 직전 우리 고전 '춘향전'을 번역할 계획이었는데 그 꿈을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생애의 마지막 부분은 본래 후배들이 완성을 시켜드려야 한다. 우리가 앞장서자!"고 결의를 밝혔다.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면서 참가자들은 "오늘의 이상화 탄생 기념 심포지엄은 처음 열린 탓에 조촐했지만, 내년에는 좀 더 준비를 해서 성대하게 엽시다. 태어나신 날을 기념하는 행사이므로 축제 분위기로 가도 좋을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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