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가 낳은 세계적 안무가 '김보람' 섬을 홀리다
[완도신문 정지승]
섬은 오랫동안 고립의 공간이었다. 문명에서 단절된 외딴 땅, 불편함과 낙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섬은 새로운 문화적 자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유의 생태와 독립적인 삶의 방식, 시간 속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는 더욱 특별한 가치로 다가온다.
전남은 국내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전체 2165개의 섬이 이곳에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섬의 약 64%를 차지한다. 완도군만 해도 265개의 유·무인도를 품고 있다. 섬 하나하나에 고유의 삶과 문화가 녹아들어 거대한 문화지형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섬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행사가 지난 21일부터 전남 목포 평화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문화다양성의 날(5월 21일)'을 기념한 이번 행사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행사 중심에는 섬을 형상화한 전시하우스가 설치돼 관람객을 맞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남 섬 지오그라피' 전시는 전남의 섬들을 지형학적·문화적 시각에서 소개한다. 흑산도 해녀의 삶, 청산도의 초분(草墳) 장례문화, 진도의 전통 상여놀이 '다시래기' 등 섬마다 다른 생활양식이 전시물에 생생히 담겼다.
영상, 사운드, 설치미술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관람객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특히 섬사람들의 삶을 시적 언어로 풀어낸 '물짠 것들' 전시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해풍에 절여지고, 바닷물에 길든 삶은 관람객에게 섬이라는 공간의 진면목을 전달한다.
또 다른 전시 '新 자산어보'는 전남 섬 생물과 인간의 공생을 다룬다. 생태와 문화가 분리되지 않음을 알리는 메시지는 교육적 가치까지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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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 평화광장에서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2025 문화다양성 행사’가 펼쳐진다. 오는 24일 공연을 펼칠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모습. 김보람 예술감독은 완도가 낳은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예술인이다. |
|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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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람 예술감독 |
| ⓒ 완도신문 |
같은 날 무대에 오르는 '섬마을 아동 합창단'의 공연도 이미 화제다. 신안 비금도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이들이 전하는 노래는 섬의 순수한 삶과 소박한 희망, 세대를 잇는 전승의 가치를 담아낸다.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는 관람객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바다조개 그립톡 만들기, 소금볼펜 제작, 비치코밍 아트 등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문화예술이 거창한 것이 아닌,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나의 섬을 기억해' 캠페인이다. 전남의 274개 유인섬 이름이 새겨진 특별 티셔츠를 통해 사라져가는 섬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이 캠페인은 섬이 단순한 지리적 장소를 넘어 기억과 가치를 지닌 문화공간임을 알리고자 기획됐다.
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는 "이번 행사는 문화다양성이라는 키워드를 섬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바라보는 시도"라며 "각양각색의 삶이 공존하는 사회의 기반은 바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목포 문화다양성 주간은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선다. 생태, 공동체, 전통, 기억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섬이 가진 문화적 가능성을 되짚는 시간이다.
관광지로서의 섬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의 현장으로서 섬을 재조명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8월 8일 완도군에서 열리는 '섬의 날' 행사로 이어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주민들과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욱 절실한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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