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 동남아 다시 비상

박정연 2025. 5. 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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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작된 재유행, 태국·홍콩 확산세 뚜렷… 캄보디아도 긴장 속 선제 대응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캄보디아 보건당국도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박정연
코로나19가 다시금 동남아시아 전역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중국을 기점으로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면서 태국과 홍콩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싱가포르와 중국 본토에서도 감염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재확산세는 감지되지 않은 베트남과 캄보디아도 보건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태국·홍콩, 빠른 속도로 재확산… 젊은층 감염도 증가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지난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만 303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수도 방콕에서만 6290명이 감염됐으며 입원 환자는 1918명, 사망자는 2명이다. 특히 30대 확진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태국 보건당국은 4월 중순 열렸던 송끄란(물의 축제) 기간의 대규모 인구 이동과 밀집 행사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쭐랄롱꼰대학교 의과대학의 티라 워라따나랏 교수는 "확진자 수가 11주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현 추세대로라면 다음 주에는 또다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도 상황이 심각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한 달간 코로나19 사망자가 3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확진율도 13.66%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아동이 소아병동에 입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중증 환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위험군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시작된 재확산… 병상 부담도 커져

중국 본토에서는 5월 초를 기점으로 양성률이 7.5%에서 16.2%로 급등했다. 재유행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은 XDV 변이를 중심으로 6개월~1년 주기의 유행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번 파동은 5월 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남방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유행은 약 6~8주간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유행 중인 XDV 변이는 전염력은 강하나 병원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백신 접종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감염자 2배 이상 증가… "6월 말 정점 우려"

싱가포르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MOH)에 따르면, 5월 둘째 주(5월 5~11일) 기준 확진자 수는 2만 5670명으로 전주(1만3090명)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약 10%는 재감염 사례로 파악됐다.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18일 자 기사에서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환자 입원 건수는 250건을 넘겼으며, 중환자실(ICU) 입원자는 3명"이라고 보도했다.

보건부는 "대부분의 환자는 경미한 증세를 보이며 재택 치료 중"이라면서도 "65세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입원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보건장관 오웬 탄은 "이번 유행은 XBB 및 XDV 등 재조합 변이의 영향으로, 향후 몇 주간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6월 말께 감염 정점을 찍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을 다시 독려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 면역 저하자,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는 1년 내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권고가 내려졌다. 정부는 전국 주요 병원 및 클리닉에 백신을 무료 공급하고 있으며, 예약 없이도 접종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베트남·캄보디아, 아직은 안정세… 방심은 금물
 프놈펜 불교사찰을 방문한 캄보디아 현지인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기도를 하고 있다.
ⓒ 박정연
베트남에서는 아직 대규모 유행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보건 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보건부는 2025년 초부터 총 148건의 코로나19 사례가 전국 27개 성 및 도시에서 보고되었고, 사망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최근 3주간 주 평균 20건가량의 신규 감염이 발생하고 있으며, 호찌민시(34건), 하노이(19건), 하이퐁(21건) 등 대도시 중심의 확산이 두드러진다. 국경일 연휴 기간 중 이동량 증가로 인한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원과 보건 부서에 대응 계획 점검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고위험군 보호 조치 강화와 함께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 방역 수칙 준수도 강조됐다.

캄보디아 보건당국도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보건부 차관이자 코로나19 대응의 핵심 인물인 오반딘 박사(Dr. Or Vandine)는 5월 12일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태국,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JN.1 등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관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캄보디아 역시 결코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아직까지는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진 않지만, 방역 태세를 재점검하고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캄보디아의 유명 가수 켐(Khem)도 최근 JN.1 변이에 감염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SNS를 통해 "코로나는 코로나이고, 독감은 독감"이라며 "누구든 감염될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공개는 개인 방역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WHO "면역 취약군 보호와 감시 체계 유지가 관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더 이상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분류하진 않지만, 최근 보고서에서 "면역 취약군 보호와 감시 체계 유지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변이가 계속 등장하는 만큼, 각국이 상황을 주시하며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의료보건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재확산이 과거처럼 전면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는 여전히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동남아 각국은 재확산 양상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질병관리청도 "해외 유입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에 대해선 백신 추가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접종 서비스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방심은 금물" 지금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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