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봐 달라" 톰 크루즈의 당부, 납득이 간다
[고광일 기자]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선택의 영화였다.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 얼굴도 모르는 무수한 이들의 목숨이 매번 저울에 올랐다. 에단은 저울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데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배팅했다. 에단은 대체로 이겼지만, 그가 지는 경우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지는 않았다. 몇 번의 가슴 아픈 이별이 있었지만 에단 헌트는 IMF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1996년부터 2025년까지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에단에게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고, 1편부터의 활약상이 간략히 소개되는 오프닝은 30년간 시리즈를 함께 해온 팬들에게는 감격스러운 몽타주다. 하지만 음지에서 펼쳐졌던 사건의 전모를
안다면 조금만 삐끗했어도 최소 국지전이나 광역 테러, 최대 세계 3차 대전의 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임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에단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는 평행우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때도 인류 문명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전제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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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
|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
헐크의 무지막지한 파워의 비밀이 분노라면 '미친 휴먼' 에단의 믿기지 않는 미션 수행력의 원천 또한 초조함일 것이다. 어렵게 세운 계획이 실패하면 당연히 문제고 성공하더라도 누군가의 배신이나 이중트릭 등으로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반전될지 모르는 순간을 30년간 헤쳐온 그다. 검산할 시간이 없는 에단은 필사적으로 달리고, 구르고, 뛰어내리고, 잡아타고, 매달리고, 날아오른다. '가면서 해결하자(I will figure it out)'를 모토로 삼는 에단이 맞닥뜨린 최후의 적이 엔티티라는 점은 그래서 숙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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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
|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
팬들이 자연사를 바라는 액션 영웅 톰 크루즈와 에단 헌트에게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는 엔티티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6편의 빌런 존 라크처럼 몸과 몸이 부딪히는 액션을 기대하는 바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파이널 레코닝>의 엔티티는 가상 세계에만 존재하면서도 에단을 비롯한 인류가 극복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약점을 공략한다. 교묘하게 진실과 거짓을 섞어 적을 늘리고, 아군끼리 의심하게 만드는 엔티티의 공격은 기존 시리즈의 어떤 빌런보다 강력하다.
엔티티라는 AI로 실체화됐을 뿐, 언젠가 마주해야 했던 최종 빌런 역시 에단 헌트의 공식으로 물리친다. 능글맞은 첩보원이 종횡무진하는 007 제임스 본드, 살인 기계에 가까운 제이슨 본과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가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팀의 유무다. 시리즈를 대표하는 동료 밴지와 루터 외에도 그레이스, 파리, 드가뿐 아니라 시리즈의 서막을 열었던 1편의 억울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유족, 시종 IMF를 의심하며 힘을 제한하려 했던 정부 조직까지 에단에게 협력하고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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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
|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컷 |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듯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마침내 에단 헌트마저 초월한 배우 '톰 크루즈'는 엄청난 비행 속도 때문에 대사를 할 수도 없는 공중에서 1940년대 구식 복엽기 두 대를 말 그대로 넘나든다.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이 활약하던 무성영화 시절까지 거슬러야 가능하다고 상상한 아크로바틱 공중 액션은 영화의 신이 만든 태초의 시네마로 관객을 이끌며 <파이널 레코닝>의 진짜 오프닝을 납득 시킨다.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니 재밌게 봐달라'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당부이자 마지막 부탁, 그리고 100살이 되어서도 영화를 만들겠다는 그의 소명 의식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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