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강영애 (35) ‘신기한 믿음’… 누군가의 삶에서도 위로와 용기 되길
기도로 버티고… 길을 열고… 여기까지…
인생 고비마다 기도로 이겨내고
주님 인도하심 따라 믿음의 길 걷길

하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세상적으로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는 인생이었을 것이다. 할아버지 삼형제의 집안은 경주 최 부자와 견줄 만큼 유복했고, 아버지는 권력이 있었다. 그 아래서 세상 근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며 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됐다. 결혼 후 서울로 올라왔을 때 예배만이 유일한 위로였지만, 그 신앙을 이유로 남편에게 쫓겨났고 친정에서도 수치스러운 존재가 됐다.
‘딸 바보’였던 아버지는 동교중앙교회 담임 시절 한 번 찾아오셨다. 교회를 둘러본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필요한 비품만 사주고 가셨다. 어머니를 다시 뵌 건 병중에 계실 때였다. 끝내 “미안하다”고 하시진 않았지만, 신앙을 갖고 권사가 된 어머니는 “주변에 우리 강 목사 자랑 많이 했다”며 흐뭇한 마음을 전하셨다.
아이 셋을 데리고 죽음을 각오하고 오른 삼각산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던 중에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이 엎드려 믿음으로 견뎠고, 서원한 일곱 교회를 세우기까지 은혜의 세월을 살게 됐다.
팔순을 넘기며 책으로 삶을 남겨보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하나님 앞에 부족한 내가 무슨 자랑을 하겠느냐”며 거절했었다. 구순이 되면서야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
늘 목회자들을 아끼고 챙기는 신앙과지성사 출판사 사장 최병천 장로가 ‘기도로 살아낸 강영애 목사의 삶과 신앙, 신기한 믿음’ 책을 기획해 책이 나오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종교사회학자 이성우 박사가 긴 시간 나를 인터뷰하고 정리해 줬다. 이 박사는 책 서문에 “신앙생활이 점점 빛바랜 사진처럼 희미해지는 시대에 많은 이들에게 믿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적었다.
지난 3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드린 출판기념예배엔 출판사 식구들과 인연 있는 성도와 목회자, 지인과 가족 등 50여명이 함께 했다. 손녀와 그 친구들의 특송과 연주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날 설교는 백용현 대전한빛교회 목사가 맡았다. 38년 전 감리회 제명 위기 때 인연을 맺어 동교중앙교회에서 신학생 시절을 보낸, 내겐 아들 같은 존재다. 그는 설교에서 나에 대해 “그 당시 늘 교회에서 주무시고 기도했다. 20대 젊은 신학생으로선 참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었다”고 소개하고는 “그러나 내 삶과 목회에 가장 많이 영향을 준 건 그런 목사님의 기도하는 삶이었다”고 강조했다.
이해할 수 없던 순간들조차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수많은 고비마다 무릎으로 버텨온 세월이었음을 고백한다. 이렇듯 ‘신기한 믿음’이 누군가의 삶에도 같은 위로와 용기가 되길 기도한다. 나는 기도로 버텼고 기도로 길을 열며 기도로 여기까지 왔다.
기도밖에 내세울 것 없는 삶을 ‘역경의 열매’를 통해 비춰준 국민일보에 감사드린다. 연재 후 들꽃카페엔 매일 낯선 이들의 전화와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삶을 털어놓고, 누군가는 눈물을 훔치다 간다. 하나님이 나를 이 자리에 세우신 뜻을 다시금 깨닫는다.
구순을 지나 돌아보니 세상의 권세도 욕망도 모두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들이었다. 결국 붙들어야 할 분은 하나님 한 분뿐임을 깊이 깨닫는다. 모든 이가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믿음의 길을 걷기를 소망한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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