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 나는 가성비 작업복 팔아 2년 만에 200호점 ... ‘워크업’을 아십니까[화제의 기업]
최근 국내 유통가에서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전국구 매장이 있다. 작업복계 유니클로 혹은 다이소란 별명의 신개념 아웃렛 ‘워크업(Workup, 법인명 트레이딩포스트)’이다. 이곳에 가면 워크웨어, 작업 공구는 물론 아웃도어까지 다양한 쇼핑이 가능하다.
워크업은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후 1년 2개월 만에 전국 100개 매장을 돌파했다. 올해 연말이면 230개, 3년 내 500개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상 매장 하나당 연매출 20억원 정도라는데 이를 단순 합산하면 이른 시일 내 매출 1조원짜리 회사가 등장할 수 있다는 예상도 업계에서 조심스레 나온다.
트레이딩포스트 어떤 회사?
‘고릴라캠핑’ 창업자 연쇄 창업
급성장의 중심에는 방교환 트레이딩포스트 대표가 있다. 디지털카메라 유통과 전자제품 수출입으로 사업 경험을 쌓은 그는 56호점까지 확장시킨 ‘고릴라캠핑’을 성공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캠핑 사업 이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던 중 권오일 대명화학 회장을 만나 패션·유통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방 대표는 일본에서 유니클로 매출에 비견될 만큼 성장한 ‘워크맨’ 같은 모델이 국내에 부재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워크업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
참고로 매장명 워크업은 ‘일 업(業)’과 영어 ‘UP’을 합쳐 만들었다.
방 대표는 “전문가들의 ‘일의 능률을 올리는 공간’을 지향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일에 맞는 전문성과 기능성을 갖춘 워크웨어가 필요하지만 국내 대부분 제품은 너무 고가인 점을 감안, 모든 영역의 워크웨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용접이나 궂은일로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는 작업자가 7000원대 기능성 워크웨어를 10벌 이상씩 구매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다.

특화 공장·글로벌 소싱 발군
방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기능성은 기본으로 갖추되, 일상복으로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디자인과 ‘핏’에도 공을 들였다. 매장 제품의 90% 이상이 ‘작업 현장에서 퇴근한 후 옷을 갈아입을 필요 없이 친구와 저녁 약속에 바로 갈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이 돼야 한다는 게 지론. 여기에 더해 작업 과정에서 옷이 금방 손상되거나 오염되는 직종의 경우 7000원대 기능성 티셔츠나 1만원대 바지를 부담 없이 여러 벌 구매할 수 있게 하자는 전략을 짰다.
이게 가능할까.
비결이 있다. ‘특화 공장’ 발굴과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이다. 방 대표는 “특정 제품 하나를 가장 잘 만들고 최고 효율을 낼 수 있는 전 세계 특화 공장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박람회, 패션 시장 등 공장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 초기에는 물량이 많지 않아 공장과 관계를 맺기 쉽지 않았지만 ‘당일 현금 결제’ 방식을 통해 신뢰를 쌓아갔다. 이제는 매장 수 증가와 함께 발주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대량 생산 이점을 살려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디자인, 소재 기획 역량과 글로벌 소싱 능력이 결합되어 워크업만의 독보적인 가성비를 만들어내는 핵심 동력인 셈이다.


2030 사로잡은 ‘불황형 사업’ 강점
워크업의 가파른 성장은 단순히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방 대표는 1호 성장동력으로 워크업이 갖는 ‘불황형 사업’의 특성을 꼽는다.
“저렴한 가격으로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사업 모델은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때 더욱 빛을 발하지만 시장이 호황일 때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함께 성장하는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과 소비 패턴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제품 기획에 반영하는 노력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2030 젊은 작업자에게 ‘남자들의 다이소’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는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기능성을 극대화한 다양한 포켓 디자인은 작업 효율을 높여주고 기존 작업복과 달리 입었을 때 ‘힙’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은 일상생활에서도 착용 가능한 ‘워커코어(Workcore)’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어떤 캐주얼 의류와도 쉽게 어울리는 범용성 역시 젊은 층 선택을 받는 중요한 요인이다.
압도적인 매장 확장 속도 역시 워크업 성공 전략의 핵심 중 하나다. 방 대표는 직영점과 가맹점 비율을 약 50%씩 가져가며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했다. 눈에 띄는 것은 가맹 사업 진입 장벽을 극도로 낮춘 파격적인 정책이다. 가맹 보증금과 교육비를 모두 없앴고 특정 업체에서만 인테리어를 해야 하거나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필수 품목도 지정하지 않았다. 가맹점주에게 심플한 가이드라인만 제공하고 인테리어, 간판 등 대부분 매장 개설 과정을 점주가 주도하도록 맡긴다. 가장 독특한 점은 로열티 정책이다.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매월 50만원의 고정 로열티만 받는다.
방 대표는 “최고 매출 매장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매출 대비 0.002%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가맹점주와의 상생은 워크업이 추구하는 제1의 원칙이며 우리는 정말 ‘착한 프랜차이즈 본사’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파격적인 가맹 조건은 예비 가맹점주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 빠른 속도로 매장을 늘리는 강력한 동력이 됐다. 매장 수가 많아질수록 워크업 브랜드를 접하는 소비자가 늘어나 인지도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변수는 없나
시장 니즈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
워크업은 현재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변화하는 시장 니즈에 발맞춘다는 청사진을 그린다.
올해는 특히 여성 작업자를 위한 워크웨어와 기능성 신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여성 워크웨어는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만큼,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없던 매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방 대표는 ‘집안일도 일(work)’이라는 관점에서 가정용 리빙 제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반 가정용 리빙 제품을 테스트 판매한 결과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짧은 기간 안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시행착오도 경험했다. 현재 가장 큰 어려움은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로 인한 공급 부족 문제다. 의류 생산의 가장 큰 변수인 날씨에 따른 수요 예측 오류도 시행착오를 계속 거치는 중이다. 지난해엔 유난히 무더위가 길어 여름 의류 공급이 부족했던 때도 있었다.
방 대표는 “이제는 모자람 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생산 리드 타임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대표의 궁극적인 비전은 단순히 3년 내 500개 매장, 연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수치 목표를 넘어선다. 그는 공구나 워크웨어는 물론 계절이 바뀌어 옷을 구매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필수 유통 채널’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0호 (2025.05.21~2025.05.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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