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어른, 줄리아 라이커트를 만든 순간들에서 얻는 것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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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줄리아 라이커트: 나를 만든 순간들>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아메리칸 팩토리>는 선구적인 거장으로 이름 높은 줄리아 라이커트와 그녀의 남편 스티븐 보그나르가 공동 연출했는데 그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모든 작품을 함께했다. 줄리아 라이커트는 1946년생으로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의 대학교인 오하이오주의 아티오크 컬리지에 입학했다.
그녀는 어렸을 적 자연을 사랑했고 원피스를 싫어했다. 그녀의 말마따라 선머슴 같았다. 괴짜였다. 어머니는 간호사였고 아버지는 정육업자였다. 맞벌이였기에 돈벌이는 괜찮았지만 일밖에 몰랐기에 집에 책이나 사진이 없었다. 전형적인 노동자 계급 가족. 그래도 때가 되면 먼 곳으로 다양하게 여행을 다녔기에 세상이 넓어질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줄리아 라이커트: 나를 만든 순간들>은 20~21세기에 거쳐 가장 선구적인 다큐멘터리 감독 줄리아 라이커트의 생애를 짧고 굵게 들여다본다. 여지없이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연출했고 2009년 여름의 그녀가 지인과 통화하면서 전해 주는 그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자못 독특한 설정이다.
노동자, 영화, 그리고 급진 좌파 까지
줄리아 라이커트는 괴짜 아웃사이더였지만 남다른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갈구한다. 책에 파묻혔다. 인권 운동이 그녀의 마을까지 파졌을 때 기자가 되고 싶다는 걸 깨닫는다. 서로 이해할 수 있다면 갈등은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진에도 관심을 갖고 작은 동네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렇게 1천km 떨어진 안티오크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방학을 이용해 돈을 벌고 해외여행을 다녔다. 당연한 듯 기숙사에서 동기들과 가족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녀는 '하찮은' 노동자 계급의 가족을 부끄러워하며 거짓말을 이어갔다. 학교에서 사진에 대해 많이 배웠고 영화가 역사, 생명, 자신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정립해 준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겉돌기는 반복한 그녀는 학교를 자퇴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때가 1960년대 말이었기에 히피 운동, 인권 운동, 반전 운동 등으로 세상이 요동치고 있었다.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던 그녀는 세상이 그녀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걸 깨닫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그리고 급진 좌파가 그녀의 인생으로 들어간다.
이후 그녀는 계급이야말로 역사의 원동력이고 노동자 계급이야말로 역사의 원동력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녀의 배경은 감추고 속여야 할 게 아니라 노동자 계급으로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여성이 주체가 돼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모임-라디오 쇼-영화로 이어졌다.
어렸을 때 먼 곳까지 다양하게 여행을 떠났을 때, 인권 운동이 그녀의 마을까지 퍼졌을 때, 안티오크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자퇴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요동치는 세상에 관심을 갖고 급진 좌파를 받아들였을 때, 모임-라디오 쇼-영화로 여성 해방 운동을 함께했을 때 등이 줄리아 라이커트가 말하는 그녀를 만든 순간들이다.
누구나 삶을 돌이켜보면 자신을 만든 순간들이 존재한다. 그때그때 그리고 나중에라도 한 번 그 순간을 인지하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인 경우도 경우지만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경우가 부지불식간에, 겨를도 없이 들이닥치니 말이다. 온전히 내 것으로 체화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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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줄리아 라이커트: 나를 만든 순간들> 포스터. |
| ⓒ 넷플릭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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