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에 자꾸 뜨는 "누가 삼재래"... 지상파 아직 안 죽었다

김상화 2025. 5. 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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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편성시간·러닝타임 변화로 재미 극대화한 SBS 예능 <틈만나면>

[김상화 칼럼니스트]

 SBS '틈만나면'
ⓒ SBS
지상파 대 케이블·OTT 예능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이른바 '시즌제' 예능의 유무를 손꼽을 수 있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MBC)같은 소수의 예외가 존재한다지만 지상파 3사 예능 상당수는 <런닝맨>, <라디오스타> 처럼 매주 또는 1년 내내 동일 포맷을 유지하면서 수백 회를 쉼 없이 달려가는 것이 오랜 기간 기본 골격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 점에서 SBS의 <틈만나면>은 제법 독특한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해 봄 첫 등장 한 이래 어느덧 세번째 시즌을 맞이한 <틈만나면>은 MC 유재석·유연석과 초대손님 한두 명이 매주 일상의 틈 같은 여유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을 찾아가 소소한 게임을 진행하는 평범한 방식으로 쏠쏠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좀처럼 시청률·화제성 마련이 쉽지 않은 화요일 밤 시간대 편성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언제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선사하면서 <틈만나면>은 지상파 신규 예능의 새로운 방향성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앞당긴 편성 시간·짧아진 분량... 달라진 시즌3
 SBS '틈만나면'
ⓒ SBS
여름과 겨울 공백기를 지나 새롭게 찾아온 <틈만나면>은 시즌3 부터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과거 밤 10시 20분 이후 늦은 시간에 방영됐지만 지난 차승원·공명이 출연한 6일 첫 방송부터 1시간 이상 앞당긴 오후 9시에 시청자들과 만남을 시작했다.

분량 역시 조절이 이뤄졌다. 과거엔 광고를 제외하고 무려 1시간 40~50분에 걸친 제법 긴 러닝타임으로 제작됐지만, 이제는 30분 가까이 분량을 줄이고 속도감 있게 전개했다.

이렇게 달라진 방영 환경은 <틈만나면>의 내용에도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늦은 시간대와 기나긴 분량으로 인한 본방 사수 또는 다시보기 부담감을 덜어내고, 시청자들에게 더욱 몰입감 높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게 된 것.

시즌3 '신의 한수'가 된 차승원 섭외
 SBS '틈만나면'
ⓒ SBS
<틈만나면>의 미덕 중 하나는 예능감이 많고 적음에 구애받지 않는 고른 재미의 형성이다. 출연할 때마다 확실한 시청률을 보장해준 차태현을 비롯해 첫 방송 당시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광수, 이번 시즌3 시작을 알린 차승원 등은 기대에 부응하는 웃음을 안겨주며 <틈만나면>에 대한 신뢰를 높여준 인물로 손꼽을 만하다.

그런가 하면 소위 '예능 울렁증'이 있거나 예능과 거리감이 있는 배우 김희원, 이준혁, 류덕환, 이정은 등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초대손님들도 막상 게임에 돌입하면 MC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등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선 유재석과 친분 있는 차승원이 큰 역할을 담당, <틈만나면>에 향한 굳건한 믿음을 쌓도록 큰 도움을 제공했다.

"이게 시즌3까지 갈 프로그램이야?"라는 재치 넘치는 막말(?)로 시작해서 촬영 도중 "나는 올해 삼재야"라는 자폭성 토크를 늘어 놓던 차승원은 막상 게임에 성공하자 "누가 삼재래?"라고 태도를 180도 바꾸며 웃음을 안겨줬다. 당시의 활약상은 각종 숏폼 영상 등으로 재생산되면서 <틈만나면>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예능감 없어도 좋아" 편하게 즐기는 프로그램
 SBS '틈만나면'
ⓒ SBS
20일 방영된 23회 방영분에선 모처럼 지상파 예능에 얼굴을 내비친 트와이스 지효·사나가 선공개 영상부터 즐거움을 안겨주는 등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한껏 충족시켰다. 연습을 거쳐 돌입한 본 게임에서 실패를 거듭하자 "저 외국인이에요"를 연신 외치면서 뻔뻔함(?)으로 제작진과 협상을 요구하는 모습은 한창 시절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휩쓸었던 트와이스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 시켜준다.

'밀키 바닐라 엔젤' 이라는 애칭을 수줍게 공개했던 이준혁(시즌2)이 이후 커피 CF를 찍는 등 예능 울렁증 있는 초대손님들도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을 마련한 것 역시 <틈만나면>이 거둔 성과 중 하나였다.

지난해 첫 방영 당시만 하더라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초기 버전 이나냐?'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었다. 하지만 별 것 아닌 것 같은 게임에 몰입하는 출연진들의 열정과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각종 토크의 잔잔한 재미는 이제 <틈만나면>을 타 예능과 구별짓는 확실한 개성으로 자리잡았다. 횟수가 쌓일 수록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살려내는 시즌제 예능의 모범사례가 이렇게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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