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억원 코인 거래 제의에 호텔 갔더니 둔기 습격…러시아인 추적

경찰이 암호화폐(코인) 거래를 하자며 한국인 남성들을 호텔로 유인해 기습한 뒤 현금 약 10억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은 러시아 국적 남성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경찰은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강서경찰서는 러시아 국적 A씨 등 외국인 남성 3명을 강도상해 혐의로 추적 중이다. 이들은 전날 오후 서울 강서구 소재 한 호텔의 객실에서 둔기로 한국인 남성 2명을 다치게 하고, 현금 10억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코인 면대면(P2P) 거래를 하자며 피해자들을 포함한 한국인 10명을 자신들이 있는 호텔로 불렀다고 한다. 호텔에 온 10명 중 8명은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2명만 객실에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제 방호 조끼 등을 입은 A씨 등은 피해자들이 객실 안으로 들어가자 이들을 기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일당은 모형 권총으로 피해자들을 위협하고 케이블 타이로 피해자들의 양손을 묶은 뒤 삼단봉과 맨손으로 구타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 1명은 케이블 타이를 끊고 도주해 로비에 있던 다른 코인 구매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A씨 등은 구매자들이 마련한 현금 10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으려 했지만, 다른 구매자들의 저지로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오후 8시30분쯤 “호텔 로비에 남성이 피를 흘린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경찰은 A씨 일당이 있던 호텔 객실에서 현금 개수기와 사제 방호 조끼, 모형 권총과 삼단봉 등을 발견했다. 피해자들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날 오전 경찰은 호텔 객실 예약자명으로 등록된 러시아 국적 남성 등 A씨 일당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을 신청했지만, 일당 1명은 전날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로 도주한 용의자에 대해선 인터폴 공조를 요청했고, 남은 2명에 대한 소재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피의자들을 검거한 후 자세한 범행 동기 및 공범 여부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서울 강남구 등 일대에서 코인 대면 거래를 미끼로 한 현금 갈취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인을 팔겠다며 피해자를 유인한 뒤 강도 행각을 벌이는 것이다. 지난 2월 서울 서초동에선 5억원 상당의 암호화폐 대면 거래 과정에서 거래대금을 주지 않고 달아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3월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서도 스테이블 코인의 일종인 ‘테더 코인(USDT)’을 거래하자며 피해자들을 불러내 현금 1억원을 뺏고 달아난 일당이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코인 대면 거래는 0.05%~0.2%가량의 코인거래소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매수·매도 쌍방이 거액을 거래한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돈세탁 목적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진·이찬규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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