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km 강속구에도... 또 기회 놓친 롯데의 유망주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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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투구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20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17-9로 승리했다. 롯데와의 주중3연전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LG는 이날 NC 다이노스를 4-1로 꺾은 2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2경기로 유지하면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31승16패).
LG는 선발 송승기가 5이닝7피안타4탈삼진3실점으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고 5명의 투수가 남은 4이닝을 책임졌다. 타선에서는 송찬의가 데뷔 첫 만루 홈런을 포함해 6타점을 쓸어 담았고 문성주와 오지환, 구본혁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반면에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롯데의 윤성빈은 1이닝 동안 4개의 안타와 7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9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강속구만으론 성공할 수 없는 프로야구 무대
투수에게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다.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들이 상위 라운드에 지명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아무리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해도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하면 좋은 투수로 인정 받으며 성공하기가 힘들다. 강속구로 주목 받았던 많은 유망주들이 제구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팬들에게 잊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이유다.
야구를 좋아한 지 10년이 넘은 롯데 팬이라면 최대성(양정초 감독)이라는 '아픈 손가락'을 기억할 것이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2라운드로 지명되며 장원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롯데에 입단한 그는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롯데 팬들은 훗날 장원준이 선발로 등판해 승리를 따내고 최대성이 9회에 세이브를 챙기는 그림을 기대했다.
그러나 장원준이 롯데와 두산 베어스를 거치며 통산 132승을 기록하는 동안, 롯데의 차세대 마무리로 주목 받던 최대성은 은퇴할 때까지 2개의 세이브 밖에 올리지 못했다. 최대성은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통산 244.1이닝 동안 202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지만, 불안을 해결하지 못하며 이닝당 0.60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그는 롯데와 kt 위즈를 거쳐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2012년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이태오(상우고 코치, 개명 전 이동원)는 방출과 재입단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2017년 시범경기에서 시속 158km의 강속구를 던지며 야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태오에게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뒷받침할 제구가 크게 부족했고 1군에서 한 경기만 던진 후 2021년 방출됐다. 이태오는 롯데로 이적해 도약을 노렸지만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쳤다.
흔히 잠수함 투수들은 정통파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속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2013년LG에 입단해 2019년 1군에 데뷔한 류원석은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류원석 역시 통산 16이닝을 던지면서 31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을 정도로 제구가 약점으로 꼽혔고, 2023년 한화로 이적해 1군에서 1경기만 등판한 후 방출되면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중요한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7사사구 자멸
부산고 시절부터 197cm 95kg의 탄탄한 체격에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던 윤성빈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애를 뿌리치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롯데는 고교 최고의 유망주 윤성빈에게 4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길 정도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윤성빈은 입단하자마자 어깨 부상으로 1년 내내 재활군에 머물면서 1군 데뷔를 하지 못했다.
윤성빈은 2018년 '안경에이스' 박세웅의 부상을 틈타 선발 기회를 얻어 10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1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1회에 그치는 등 1승 5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는 2019년 윤성빈을 시즌 도중에 일본의 치바 롯데 마린스로 기술 연수를 보낼 정도로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2020대 들어 윤성빈의 긴 터널이 시작됐다.
2020년 잦은 투구폼 변경으로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한 윤성빈은 2021년에도 1경기 등판에 그쳤고 2022년과 2023년에는 다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7월 30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하며 3년 만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1이닝 5실점으로 팬들을 실망 시키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제 그는 롯데 구단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잊힌 유망주가 된 채 프로에서 9번째 시즌을 맞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071의 피안타율로 2승2.11의 좋은 성적을 기록한 윤성빈은 20일 LG전에서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과 롯데팬들의 눈도장을 찍어야 할 중요한 경기에서 1이닝 동안 사사구 7개를 허용하며 무려 9점을 내주는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윤성빈은 이날 시속 157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번번이 스크라이크존을 벗어나며 자멸하고 말았다.
윤성빈의 입단 동기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LA 다저스)은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윤성빈의 고교 시절 지역 라이벌 손주영(LG)도 올해 1억72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LG의 핵심 선발이 됐다. 하지만 프로 9년 차가 된 윤성빈의 올 시즌 연봉은 여전히 최저 연봉에 가까운 3100만 원에 불과하다.
유망주 윤성빈에게 '봄날'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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