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정체 알면 놀랄 걸요? [배우 차유진 에세이]
1994년 연극으로 데뷔해 영화와 연극,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차유진의 사는이야기입니다. <편집자말>
[차유진 기자]
봄꽃들과 사랑에 빠지게 된 건 단연코 반려견과의 산책 덕분이었다. 늘 앞만 보고 걷던 직진형 인간이 반려견과 함께 걷기 시작하면서 꽃, 신록, 단풍, 설경 등 사계절의 변화를 세세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동네 개천가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봄꽃들을 담느라, 핸드폰 앨범은 반려견 사진만큼이나 꽃사진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봄부터 여름까지 피고 지는 이름 모를 들꽃들을 보며, 그것들을 '기억'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매일 산책길에서 새로운 꽃들을 마주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에 익은 꽃들의 이름이 적힌 익명의 게시물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너희들, 이름이 있었구나...!'
심지어 순우리말의 예쁜 이름들을 갖고 있었다니. 그 게시물을 토대로 봄꽃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찾아보기 시작했다. 잡초라 취급하기엔 가던 발걸음도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생명들에게, 이제라도 존재를 제대로 알고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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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맞이꽃 |
| ⓒ 차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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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마리꽃 |
| ⓒ 차유진 |
'꽃마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꽃대 윗부분이 말린 채로 있다가 점차 풀리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꽃말이'로 불리다가, 시간이 흐르며 '꽃마리'로 편하게 불리게 되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한방에서는 늑막염이나 감기 치료에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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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지나물꽃 |
| ⓒ 차유진 |
꽃의 지름은 약 2~3mm로, 손톱만큼 작은 크기다. 보라빛이 살짝 물든 흰 꽃잎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끝이 살짝 갈라져 있어 시각적으로 10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이 열리면 다섯 장의 꽃잎이 별 모양으로 펼쳐져, 그 섬세한 형태가 더욱 돋보인다.
샐러드나 비빔밥에 얹어 색감을 더하거나, 레몬의 4배에 달하는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어 차로 마시기도 한다. 또한 장염, 방광염, 신장염, 설사 등에 도움을 주며, 뿌리에는 항염 작용이 있어 상처 치료에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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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이꽃 |
| ⓒ 차유진 |
'냉이'라는 명칭은 냉하다(冷: 차갑다)', 차가운 땅을 뚫고 이른 봄에 나오는 강한 생명력에서 비롯되었거나, 경상도 방언인 '나생이'가 줄어든 형태라는 설도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춘곤증이나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혈압을 낮추고 지혈이나 산후 출혈 치료에도 활용되며, 눈을 맑게 해주는 효능 덕분에 예로부터 안약 대용으로도 쓰였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유용한 효능과는 달리, 수수한 외양은 오히려 정겹고 소박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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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까지꽃 |
| ⓒ 차유진 |
자연의 보물이라 불릴 정도로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비타민A, C, 칼슘, 철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감기나 독감으로 인한 기관지염 외에도 관절염과 여드름, 아토피, 소화불량과 변비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맑은 날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야만 비로소 꽃잎을 활짝 피우지만, 긴 겨울을 견디고 솟아오르는 강인한 생명력은 온갖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굳세게 살아낸 우리 민족의 모습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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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자리꽃 |
| ⓒ 차유진 |
줄기와 가지 끝에서 자라나는 긴 꽃대마다 한 송이의 꽃이 핀다. 노랗게 피는 꽃은 지름 8mm 안팎인 5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지며 유별나게 윤기가 흐른다. 꽃이 핀 뒤에는 길쭉한 타원을 이루는 솔방울 모양의 열매를 맺는다.
소염작용과 해독작용이 있어 피부질환이나 염증 완화에 사용되며, 학질이나 간염, 황달, 결핵성 임파선염, 악성종기 등 각종 내외 질환에도 쓰인다. 그 외에도 소화 촉진, 혈액 순환 개선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로 달여 마시면 간해독과 배뇨 촉진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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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대나물꽃 |
| ⓒ 차유진 |
줄기 마디마다 보라색 또는 자주색의 입술모양이 작은 꽃이 돌려나듯 피어난다. 입술 모양의 꽃잎은 윗입술과 아랫입술로 나뉘며, 벌과 같은 곤충을 유도하기 좋은 구조이다. 보통 10~30cm 정도로 땅을 기듯 낮게 자란다. 잎과 줄기는 부드럽고 털이 있으며, 잎은 줄기에 밀착해 자란다.
광대나물은 피부 염증을 완화하거나 상처 치료에 약재로 쓰인다. 민간요법에서는 갈아서 연고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항염증 성분이 있어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며, 특히 관절염이나 근육통에 효과적이다.
꽃말은 '숨은 매력', '웃음을 주는 존재'이다. 그 뜻대로 인간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다재다능한 쓰임과 가치를 여과없이 전하는 든든한 조력자이다.
다른 이름들도 궁금하다
이밖에도 각시붓꽃, 고들빼기꽃, 흰제비꽃 등 수많은 봄꽃들이 날마다 땅 위로 활기차게 솟아올라 봄 인사를 전하고 있다.
내 몸을 땅에 닿을 만큼 낮춰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들꽃들. 그러나 온실 속 화초처럼 누군가의 손길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싹을 틔우며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단단한 자연의 힘을 지닌 고귀한 야생화들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인간의 삶에 잔잔한 위로와 이로움을 조용히 스며들듯 전하는, 그야말로 '숨은 보석' 같은 존재다.
스쳐 지나가는 작은 것들에도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는 마음으로, 저마다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닌 작은 생명들에게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소소한 행복이 반가운 손님처럼 찾아오지 않을까?
"안녕, 꽃마리~ 안녕, 냉이야~? 어머, 새로운 넌 누구야? 너의 이름은?"
덧붙이는 글 | 자료 참고 : 위키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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