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한 스푼 넣은 新사극 뜬다...SBS ‘귀궁’과 넷플 ‘탄금’까지

무당의 운명을 거부한 채 안경 장인으로 살아가는 여리(김지연). 여리는 13년 동안 이어 온 악연이 있다. 바로 신기(神奇) 있는 무당만 보인다는 이무기 강철(김영광)이다. 강철은 용으로 승천하려던 자신을 인간이 방해했다고 믿으며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그러다 강철은 영혼이 맑은 여리를 통해 다시 용이 되려 하고, 여리는 그런 강철을 미워하며 피해 다닌다. 둘은 그렇게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러다 여리의 첫사랑이자, 궁궐의 악귀를 물리치려 오랜만에 여리를 찾아온 윤갑(육성재)의 몸에 강철이 들어가 갇히게 된다. 최근 화제가 된 SBS 사극 ‘귀궁’은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로부터 시작한다.
지난달 18일 시작한 16부작 금토드라마 ‘귀궁’은 지난 16일 9회 시청률 10.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마의 두 자릿수’를 넘겼다. 17일 방영된 10회 시청률은 9.8%로 같은 날 KBS의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18.6%)에 이어 2위다. 비슷한 시청자를 겨냥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6.6%)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6.1%)과 차이가 크다.


‘귀궁’의 매력은 다름 아닌 장르다. 퇴마 판타지물을 표방하는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은 귀신이다. 귀궁이라는 제목은 ‘귀신들린 궁’이란 극의 배경에서 비롯됐다. 궁에 스며든 귀신 ‘팔척귀’ 뿐만 아니라 ‘외다리귀’, ‘수살귀’, ‘야광귀’ 등 동아시아권 설화 속 귀신들이 나와 극의 진행에 큰 역할을 한다.
실감나게 디자인된 귀신뿐 아니라 이무기에 빙의된 윤갑을 연기하는 육성재의 퇴마 액션은 드라마의 볼거리다. SBS 관계자는 “영화 ‘파묘’의 흥행처럼 최근 무속이나 민속적 세계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귀궁’을 편성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며 “이전에 ‘악귀’(2023), ‘지옥에서 온 판사’(2024)등의 오컬트 장르를 성공시킨 전례가 있어 시도해볼 만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로맨스·액션·오컬트 등 장르 특성이 가미된 새로운 형태의 사극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최근 사극들에선 (차별화를 위해) 상상력을 더하는 경우가 많은데, 효과적 전달을 위해 현대극의 장르적 문법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봤다.
지난 16일엔 미스터리·로맨스 장르의 사극인 넷플릭스 드라마 ‘탄금’이 공개됐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집으로 돌아온 아들 홍랑(이재욱)과 유일하게 그를 의심하는 이복누이 재이(조보아)가 주인공이다. 미스터리 장르를 기반으로 한 플롯에 주인공 간의 멜로 서사를 섞었다.
KBS는 다음 달 첫 방송되는 수목드라마로 판타지 로맨스 장르의 사극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편성했다. 로맨스 소설 속 단역에 빙의한 평범한 여자 대학생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으로, 로맨스 판타지 장르인 원작을 사극과 엮어 각색했다. 연초엔 로맨스 혹은 판타지 장르를 강화한 JTBC ‘옥씨부인전’, TVING ‘춘화연애담’, tvN ‘원경’ 등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는 공략할 수 있는 세대의 폭이 넓은 사극의 특징과 제작 환경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정 평론가는 “사극은 성공확률이 높은 장르”라며 “젊은 세대에겐 장르 문법과 결합해 트렌디한 인상을 주고, 기성세대에겐 친숙함을 준다”고 말했다. 공희정 TV평론가는 “사극 또한 제작비가 많이 드는 건 마찬가지이나, 쫓아가기 어려운 투자 규모의 현대극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지상파 채널이) 오랜 제작 경험이 있고 차별화가 쉬운 사극을 택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최혜리 기자 choi.h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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