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어른' 김장하 "요즘 같은 혼란 속 노무현 정신 필요"
[윤성효,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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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은사로도 알려져 있는 '어른' 김장하(81) 선생이 20일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어지러운 이 시기에 필요한 정신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했다 |
| ⓒ 김보성 |
김장하(81, 진주) 선생이 2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남긴 글이다. 김 선생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앞두고 묘역을 참배했다.
김장하 선생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1년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노 후보가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남성당한약방을 찾아왔다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만나지 못했다. 김 선생을 만나고 나왔던 노 후보는 함께했던 김성진 보좌역(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오늘 참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줬다"라고 말했었다.
이후 노 대통령은 당선한 뒤 김 선생을 청와대로 초대했지만 김 선생은 응하지 않았다. 김 선생은 노 대통령 서거 뒤 묘역 박석 2개에 "희망과 소신으로 이루고자 하신 일 가슴에 새겨둡니다. 김장하 두손 모음"이라는 글로 추모했다.
김장하 선생은 "내가 돈을 벌었다면 아프고 괴로운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번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사회에 다시 환원하는 것 뿐이다" "돈이라는 게 똥하고 똑 같아서 모아 놓으면 악취가 진동한다. 밭에 골고루 뿌려 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는 철학으로 한약방을 운영해 번 돈으로 장학금 등 여러 사회에 환원했다. 그의 도움으로 공부를 이어간 이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평범한 사람들'로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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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은사로도 알려져 있는 '어른' 김장하(81) 선생이 20일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어지러운 이 시기에 필요한 정신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했다 |
| ⓒ 김보성 |
당시 '묘역 참배' 이야기를 꺼냈을 때 김 선생은 "참배하러 가면 눈물이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 생각하면 애틋하다. 좋은 분이 오래 살았으면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더 마음이 애틋하다"라며 "어차피 한번은 참배를 해야 할 거 같으니 가보자"라면서 응했다.
이후 김 전 지사가 노무현재단에 연락해 참배 일정이 확정됐다. 노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가 22일까지 다른 장소에 머무는 일정이었는데 김장하 선생 참배 소식을 듣고 잠시 봉하마을에 들러 만나기로 했다.
1944년생 김장하 선생과 1946년생 노무현 전 대통령은 2살 터울이다. 김 선생이 노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그립습니다, 김장하 두 손 모음"
| ▲ 노무현 그리운 ‘어른’ 김장하... “지금은 노무현 정신” [현장 영상] ⓒ 김보성,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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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은사로도 알려져 있는 '어른' 김장하(81) 선생이 20일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어지러운 이 시기에 필요한 정신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했다 |
| ⓒ 김보성 |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미리 나와 대기하고 있다가 김 선생을 맞았다. 김성진 전 청와대 행정관과 김주완 작가(책 <줬으면 그만이지>), 명희진 전 경남도의원 등도 함께했다.
김장하 선생은 먼저 헌화대에 헌화·분향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로 이동해 고개를 숙였다. 참배를 마치고 나오다가 김 선생은 재단 관계자의 안내로 박석을 확인했다. 참배를 마치고 나온 뒤 김 선생은 참배록에 "노무현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남성 김장하"라고 썼다.
너럭바위 앞에서 묘역 참배 소감을 묻자 김 선생은 "그립습니다"라며 "흔히 노무현 정신이라고 하는데,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실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묘역 입구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해서 참배를 하게 됐느냐"고 묻자 김 선생은 "요즘 같은 혼란한 시대에 필요한 정신이 노무현 정신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한번 찾아 뵙고 싶었고 민주주의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 왔다"라며 "항상 와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땅하지 않았는데, 오늘 날을 잡아서 왔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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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어른’ 김장하(81) 선생이 20일 김해 봉하마을 묘역 참배한 뒤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 윤성효 |
권 여사는 김 선생의 건강을 물은 뒤 다큐 <어른 김장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옆에 앉아 있던 김 전 지사가 "다큐를 본 많은 사람들이 김장하 선생님을 알아보시고, 조금 전 묘역 앞에서도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권 여사가 연세를 여쭸고, 김 선생이 노 대통령보다 두 살 많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권 여사는 "선생님께서는 훌륭한 일을 하시고, 저희들은 그 진흙탕과 같은 정치판에서 있었다"라면서 "선생님은 연세보다 젊어 보이고, 동안이시며 맑아 보여서 참 좋다"라고 말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권 여사가 "요새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물었다. 이에 김 선생은 "책을 읽기도 하고 산책하면서 지낸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선생이 "여사께서는 어떻게 하루 소일하시느냐"라 물었고, 권 여사는 "집 정원에 풀도 뽑고 하면서 지낸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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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어른’ 김장하(81) 선생이 20일 김해 봉하마을 묘역 참배한 뒤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 노무현재단 |
김경수 전 지사는 "노 대통령은 평소에 우리 사회에 어른이나 원로가 드물고, 갈수록 존경할만한 어른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라며 "김 선생의 삶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그래도 미래와 희망이 있구나 하는 걸 느끼는 것 같다"라고 했다.
대화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로 이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권 여사는 "식물에 대해 많이 아셨다. 아마도 (청와대) 식구들이 고생했을 것"이라며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문학, 시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지사가 "청와대 근무하던 사람들이 힘들었다"라고 말해 웃기도 했다.
권 여사는 방 벽면에 걸려 있는 2003년 2월 25일 국회 앞 대통령 취임식 장면 사진을 소개했다. 권 여사는 "취임식에 초청을 받지 못한 사진작가가 국회 앞 건물에 올라가서 촬영한 사진인데, 퇴임 무렵 받아서 걸어 놓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설명을 들은 김장하 선생은 "좋네요"라고 말했다.
권 여사는 '김해 장군차'를 김 선생한테 선물로 전달했다. 사저에서 나오면서 권 여사는 정원에 심어져 있는 나무와 안채, 사랑채 등에 대해 김 선생한테 설명하기도 했다. 김장하 선생은 사저에서 나와 김 전 지사 일행과 함께 봉하마을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한 뒤 진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노통 그런 모습 처음" 20년 넘게 회자되는 노무현·김장하 짧은 만남 https://omn.kr/2d6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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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인 대통령의집 벽면에 걸려 있는 2003년 2월 25일 취임식 장면 사진. |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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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20일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사저인 대통령의집을 예방한 김장하 선생한테 '장군차'를 선물하고 있다. |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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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은사로도 알려져 있는 '어른' 김장하(81) 선생이 20일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어지러운 이 시기에 필요한 정신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했다 |
| ⓒ 김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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