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진그룹 '지하수 증량 신청' 22일 첫 심사...결론은?

홍창빈 기자 2025. 5. 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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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물관리위 지하수분과, 한국공항㈜ 신청안 상정 심의키로
1996년 이후 불변 취수량 규모 '1일 100톤→150톤' 변경 쟁점
한진측 "계열 항공사 늘어나 증량 필요"...시민사회단체 "불허해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가 제주도에 제출한 지하수 취수량 증량 신청서에 대해 오는 22일 첫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2일 오후 2시 제주문학관에서 통합물관리위원회 산하 지하수분과위원회(지하수위원회) 회의를 열어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량 신청의 건에 대해 심사한다고 20일 밝혔다.

변경 신청은 현행 1일 100톤(월 3000톤) 규모인 지하수 취수 허가량을 150톤(월 4500톤)으로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한국공항㈜은 1984년 제주도 최초로 먹는샘물 제품 '한진제주퓨어워터'를 개발해 현재까지 대한항공 기내음용수로 공급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증가한 기내 음용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증량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공항㈜측은 "이미 허가량 한계(1일 100톤)까지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 공급을 위해서는 허가량 조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내용으로 공급되는 한진제주퓨어워터를 통해 전세계 승객들에게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를 알리고, 제주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고 전제한 후, "이번 허가량 확대를 통해 활발한 기업활동을 전개하면서 투자, 채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증량을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익'과 '보전 원칙'이라는 대립적 방향 속에서 고심하는 모습이다.

현재 제주에서 지하수를 먹는 샘물 제품으로 개발한 기업은 삼다수를 생산하는 지방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그리고 대한항공 기내용 음용수인 한진제주퓨어워터를 생산하는 한국공항㈜ 뿐이다. 

제주도는 지난 2000년 개정한 제주특별법을 통해 제주 지하수를 도민 공유자산으로 설정하고, 사유재로 이용되는 것을 지양하고 공공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수(公水)화 원칙'을 수립한 바 있다.

지하수 개발과 관련해서는 공수화 원칙이 핵심기조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한국공항의 경우 공수화 원칙이 적용되기 이전부터 생수 생산 허가가 이뤄진 것이어서, 다소 예외적 부분이 있다.  

한국공항은 최초(1993년) 1일 200톤 규모로 허가 받았다. 그러나 1996년 실제 사용량에 비례해 1일 취수량을 100톤으로 줄이는 조치가 이뤄졌다. 이후 30년 가까이 '100톤' 규모가 그대로 유지됐다. 

한진그룹은 항공여객 수요 증가를 이유로 취수량을 최초의 허가 수준대로 환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원칙을 내세운 도의회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동안 증량신청이 이뤄진 것만 5차례에 이른다. 이 중 '120톤' 증량 동의안이 제출된 2013년, '130톤' 증량 동의안이 제출된 2017년에는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나,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면서 처리되지 못했다.

2018년에는 150톤으로 늘려달라는 신청이 이뤄졌으나, 제주도에서 반려하면서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놓고 한국공항은 제주도를 상대로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는데, 이후 더 이상 증량 신청은 하지 않았다. 

이번에 계열 항공사 확장을 명분으로 7년 만에 다시 증량을 신청하고 나선 것이다. 한진측은 앞으로 지역사회 환원을 강화할 뜻을 밝히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신중론과 더불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제단체 등을 중심으로는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골프장과 대형 호텔의 지하수 사용량이 막대한데다, 한진그룹이 최초 200톤으로 허가 받은 적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해 지역사회 환원조건을 전제로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에서는 이번 지하수 증량이 제주 지하수 공수화 원칙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13일 열린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제주도는 일단 법과 절차대로 검토를 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제시하고 있다. 증량 신청안이 지하수분과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도의회에서 동의안을 최종 처리하게 된다. 
 
이번 심사의 쟁점은 공수화 원칙에 대한 판단과 함께, 제주특별법의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의 제한 및 취소'(380조) 규정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대한 해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법 380조에서는 '먹는샘물을 제조.판매하려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허가를 해서는 안된다고 제시하고 있는데, 예외 규정에서도 지방공기업이나 공공급수로 한정하고 있다. 즉, 민간 업체의 '제조.판매'는 허가가 안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이뤄지는 이번 지하수분과위원회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도민사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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