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보낸 키움, '20승 투수' 알칸타라 품었다
[양형석 기자]
키움이 시즌 개막 두 달 만에 외국인 타자 2명 활용을 포기했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선수 야시엘 푸이그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선수로 라울 알칸타라를 총액 40만 달러(연봉 25만+옵션 15만)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키움은 "로젠버그와 알칸타라, 하영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컨디션을 조율 중인 김윤하와 부상 복귀 예정인 정현우까지 가세하면 이전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알칸타라 영입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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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리그 4년 동안 통산 46승을 기록했던 알칸타라는 올 시즌 히어로즈에서 KBO리그 5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
| ⓒ 키움 히어로즈 |
키움은 작년 95경기에서 타율 .330 11홈런57타점69득점으로 맹활약하던 로니 도슨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하지만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361.2이닝을 소화하며 23승을 합작하는 대활약으로 2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진 키움의 자존심을 지켰다. 키움이 리그에서 손꼽히는 외국인 원투펀치와의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다.
하지만 키움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후라도, 헤이수스와의 재계약을 모두 포기하며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에이스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의 입대로 하영민을 제외하면 마땅한 국내 선발 자원이 없었던 키움의 마운드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를 영입하면서 한계가 뚜렷한 마운드를 유지하는 대신 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푸이그와 카디네스 모두 KBO리그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푸이그는 지난 2022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타율 .277 21홈런73타점65득점을 기록하면서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카디네스는 작년 삼성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했지만 부상으로 7경기 만에 퇴출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선수 모두 건재한 실력을 보여주고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는 확실했다.
하지만 2014년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난 후 처음으로 외국인 타자 2명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키움은 외국인 타자들의 덕을 보지 못했다. 3월에만 타율 .379 3홈런16타점을 몰아치며 '타점머신'으로 떠올랐던 카디네스는 4월 초 아내의 출산을 보기 위해 미국에 다녀온 후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5월 16경기에서는 홈런 없이 타율 .169(59타수10안타)3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푸이그 역시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3월 8경기에서 타율 .324 2홈런6타점10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던 푸이그는 4월 19경기에서 타율 .167 2홈런8타점4득점으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푸이그는 5월에도 13경기에서 타율 .200 2홈런6타점3득점으로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히어로즈는 알칸타를 영입하면서 3년 만에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푸이그를 떠나 보내기로 결정했다.
두산 떠난 지 10개월 만에 키움으로 복귀
키움에 새로 합류하는 알칸타라는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 27경기에서 172.2이닝을 던지며 11승11패4.01의 성적으로 윌리엄 쿠에바스와 함께 kt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하지만 kt는 뛰어난 구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결정구가 약하다고 평가 받은 알칸타라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알칸타라는 넓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20년 31경기에서 198.2이닝을 던지며 20승2패2.54의 성적을 기록한 알칸타라는 다승왕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휩쓸며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알칸타라는 2020 시즌이 끝난 후 일본 프로야구의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지만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지 못한 채 2년 동안 4승6패1세이브23홀드3.96의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2023년 두산으로 컴백했다.
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알칸타라는 2023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2이닝을 던지며 13승9패2.67의 좋은 성적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작년 12경기에서 2승2패4.67로 고전하다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7월 두산을 떠나게 됐다. 올 시즌 멕시칸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알칸타라는 19일 히어로즈와 계약하면서 한국에서 5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사실 올 시즌 알칸타라에게 과거 20승을 따내며 KBO리그를 주름 잡았던 20대 시절의 구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알칸타라는 어느덧 만32세(1992년생)의 베테랑 선수가 됐을 뿐 아니라 작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퇴출 됐을 만큼 부상 가능성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칸타라는 히어로즈와 계약하기 전, 멕시칸 리그에서도 5경기1패7.17로 성적이 매우 좋지 못했다.
히어로즈는 후라도와 헤이수스라는 검증된 외국인 원투펀치를 포기하고 올 시즌 과감하게 외국인 타자 2명을 활용했지만 두 달 만에 푸이그를 퇴출하면서 자신들의 패착을 인정했다. 키움이 팬들에게 받고 있는 비판을 다시 환호로 바꾸기 위해서는 새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의 호투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과연 10개월 만에 KBO리그로 컴백하는 알칸타라는 시즌 중반 키움의 새로운 영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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