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운명 좌우···2024년도 평가의 시간 [경평의 성장통①]
기재부 “평가단 평정 진행 중”
올해도 ‘재무성과’ 관건···평가 내용 추가

공공기관의 운명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이하 경평)’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은 경평 결과에 따라 임금과 성과급이 삭감·폐지되기도 하고 나아가 기관장 인사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기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평 제도지만 도입 41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공공기관의 근본적인 기능·역할·가치 등을 판단하는 명확한 척도가 되지 못하고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달라지는 평가 기준과 제도적 한계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공공기관 경평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난 결과를 톺아보고 공공기관의 운영 효율성·공공성을 도모할 수 있는 경평의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공공기관 경평 발표 시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분야별 전문가로 경영평가단을 꾸리고 경평 편람에 따라 각 공기업·준정부기관에 대한 평가를 이행하고 있다.
2024년도 공공기관 경평에서도 재무건전성이 각 공공기관 평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공공기관 운영 효율성과 공공성을 끌어올린다는 경평 제도의 취지와 다소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 내달 20일···공공기관 운명의 날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워크숍을 하고 평가위원에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번 경영평가단은 교수,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등 분야별 전문가 100명으로 꾸렸다. 세부적으로 공기업 평가단 37명, 준정부기관 평가단 53명, 감사 평가단 10명 등이다.
공기업 평가 단장은 곽채기 동국대 교수가 맡았다. 준정부기관 평가는 김춘순 순천향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감사는 배근호 동의대 교수가 담당한다.
올해도 지난 2023년 10월 강화된 윤리규정을 적용한다.
경평 대상기관은 공기업 32개, 준정부기관 55개 등 총 87개 기관이다. 평가단은 내달까지 서면평가, 현장실사를 하고 오는 6월 20일까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평가 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4년도 경평 편람에 따라 재무성과 등 가중치에 맞춰 현재 평가단이 평정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간인 6월까지 평가를 거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목·배점 일부 변경···올해도 ‘재무성과’
경영관리와 주요사업으로 나뉘는 경평 평가지표는 지난해와 일부 달라졌다.
19일 기재부의 ‘2024년도 공공기관 경평 편람’에 따르면 지난 경영관리 평가지표였던 재무성과관리 항목은 재무예산성과 11점, 재무예산관리 4점, 효율성 관리 6점 등 21점이다. 이 중 재무예산관리에서 1점 늘었다.
반면, ‘사회적 책임’ 항목은 ‘안전 및 책임경영’으로 명칭을 바꾸고 배점을 축소했다. 공기업 기준으로 종전 15점에서 14점으로 줄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일자리 및 균등한 기회(5점)와 친환경·탄소중립(1.5점)으로 동일하지만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은 4점에서 3.5점으로 줄었다. 또 윤리경영은 해당 항목에서 삭제됐고 창업 및 경제활성화(1.5점)가 추가됐다. 안전 및 재난관리는 2점에서 2.5점으로 늘었다.
조직 및 인적자원관리 항목과 보수 및 복리후생관리 항목을 ‘조직 운영 및 관리’로 통합했다. 배점은 11점으로 동일하다.
아울러 ‘경영전략’ 항목은 ‘지배구조 및 리더십’ 항목으로 이름을 바꾸고 세부 항목도 리더십 및 전략기획(5점), 윤리경영(2.5점), 국민소통(1.5점)으로 변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2년 당시 재무성과와 관련해 변화가 있었겠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며 “기관이나 평가단의 요구 등이 일부 반영됐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적자 못 면한 ‘에너지 공기업’···올해도 재무성과 관건

윤석열 정부 이후 줄곧 강조돼왔던 ‘재무건전성’은 이번 평가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경평 편람 중 재무예산관리 항목에는 ▲재무성과 목표의 구체성·적정성 및 목표 달성 노력 ▲재무성과 수준의 적정성 ▲부채감축을 위한 수익확대, 경영효율화 등 재무관리 노력의 적정성과 이행 노력 ▲배당수준의 적정성, 소액주주 보호 및 기관의 경영전략 및 경영목표에 제시된 ESG 모범규준 준수 등 이해관계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성과 등이 일부분 추가됐다.
아울러 2024~2028년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의 2024년 재무전망과 결산실적과의 차이 등도 두루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만경영 방지’를 목적으로 내세워진 재무건전성은 에너지 공기업 등을 위축시키는 평가로 작용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적자와 대규모 투자 등이 바로 그 이유다.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에너지 공기업 14곳은 결국 2023년도 경평에서 이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한전의 경우 지난 202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만 30조를 넘기고 있어 적자를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매년 공공기관 경평이 이뤄질 때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재무 성과 등 정량(定量)적 평가에 치우치기보다는 공공성과 효율성 등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고려, 평가를 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무건전성에만 초점을 맞춘 경평으로 등급이 급락하거나 또다시 낮은 수준의 등급을 받게 될 경우 에너지 공기업은 더욱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개혁’을 목적으로 시작된 경평은 취지와 달리 기관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앞서 경영평가단 워크숍에서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이 중심을 잡고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평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전사고, 재무성과’로 갈린 등급···에너지 공기업 수난시대 [경평의 성장통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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