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효율보다 사람이
2025. 5. 20. 03:07

며칠 전 친구 일행을 이끌고 선교 유적지를 방문하던 중이었다. 나는 사전 답사를 거쳐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짰지만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출발이 늦어졌고 친구들의 걸음도 느렸다. 한 친구는 몸이 좋지 않아 지팡이를 짚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아픈 친구의 속도에 맞춰 걸으며 대화 꽃을 피웠다.
나는 늦어지는 일정 때문에 불안하고 짜증 났다. 일부러 나 홀로 멀리 앞서 걷기도 했다. 빨리 뒤따라오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웃고 떠들면서 느긋하게 걸었다. 일정 관리를 맡은 나는 친구들이 원망스러웠다. 결국 식당에 사과하고 점심 예약을 취소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대열로 돌아가 함께 걸으며 즐거운 대화에 동참했다. 마음이 평안해졌다. 약간 늦었지만 유적지도 다 돌았다.
계획과 목표를 중시하는 효율적인 사람은 자주 사람을 놓치고 마음이 불안해진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가던 길을 멈추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비효율적인 예수님 덕분에 삭개오, 바디매오, 혈루병 여인 등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 언제나 효율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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