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재시동 걸린 희망

지난 8일 중국 톈진시 한 공사장에 안전모와 주황색 조끼를 착용한 인부 수십 명이 몰려 들어갔다.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선 톈진117 빌딩 공사 현장이다. 지상 600m에 육박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마천루다. 지난 2008년 첫 삽을 떴지만 10년 전 자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며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미완공 건물’이라는 오명을 썼다. 그런데 최근 공사장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방 정부가 공사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2년 뒤 완공된다. 한 매체는 “빌딩이 부활(復活)했다”며 “희망에 재시동을 걸었다(重啓希望)”고 평가했다.
6년이나 멈춘 쓰촨성 청두시 수펑468 빌딩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투자사가 참여해 지난달 21일 강철 기둥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중국 남서부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전망이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올해 춘제 이후 수많은 초고층 건설 프로젝트가 ‘중요 단계’에 도달했다”며 “정책적 지원이 빈번히 이뤄져 사업 부채를 구조조정을 하거나 활성화 효과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부동산 활성화는 내수 진작과 더불어 중국 당국이 꺼내 든 경기 부양책 중 하나다. 부동산기업 ‘화이트 리스트’ 대출액이 6조7000억 위안(약 1298조원)으로 늘어 1600만 채 넘는 주택을 지원한다. 올해 1분기 부동산 대출 잔액은 7500억 위안(약 145조원)으로 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고 임차료 대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나는 등 청신호가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금융 관계부처·기관이 모여 ‘대규모 현금 살포’도 공언했다.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1조 위안(약 193조원)에 달하는 장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 우대 금리도 떨어뜨렸다. 통화·금융정책 패키지로 내수 살리기 총력전에 나서며 경기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4%로 올해 목표치인 5% 안팎을 상회한다.
반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대다. 지난 14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경기 침체(Recession)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18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4인이 참가한 첫 TV 토론회의 주제는 경제 분야였다. 구체적 정책보단 네거티브가 앞섰단 평가가 나온다. 다음 달 3일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대통령이 제시할 대한민국 경제 청사진에선 ‘희망의 재시동’을 볼 수 있을까.
이도성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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