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프고, 악취" 326건…금호타이어 화재 95% 꺼졌지만 '도깨비불' 남았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소방당국이 잔불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진화율은 95%에 달하지만, 공장 곳곳에 잔불이 남아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붕괴가 진행된 공장 뒤편으로 소방대원과 굴삭기 등을 투입해 잔불 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소방당국은 진화율이 전날 90%를 넘어선 상태에서도 잔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로 타이어 재료를 꼽고 있다. 불길이 실처럼 얇은 천을 동그랗게 말아놓은 타이어 재료를 연료 삼아 도깨비불처럼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어를 만드는 재료는 불에 타더라도 재로 변하지 않고, 용암처럼 불을 머금고 있다가 재발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바닥 50㎝ 붕괴…소방대원 전원 탈출

소방당국 관계자는 “굴삭기를 이용해 용암처럼 남은 타이어 재료 더미를 해체한 후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진화를 하고 있다”며 “고무가 쌓인 부분에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여서 오늘 저녁까지 완전 진화를 목표로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가 사흘 동안 이어지면서 생고무와 인화물질 연소에 따른 분진이 날리면서 광주 전역에 매캐한 연기 냄새가 퍼지는 등 2차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 326건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피해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까지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 97세대(182명)가 광주여자대 체육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2공장(서편) 원자재 제련동에서 불이 났다. 대피 도중 20대 직원 1명이 추락해 머리·허리 등에 중상을 입었고,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시민들 “매캐한 연기에 기침, 두통” 호소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대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기준치 이하 소량 검출됐지만, 밤부터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화재 완진이 되더라도 1~2주간 대기질 측정·모니터링을 이어갈 방침이다. 높은 상공까지 치솟은 화합물질이 분진 형태로 멀리 분산되고, 오염물질이 이후 도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발생을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는 58시간 동안 약 21만개의 타이어를 태우면서 수많은 유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됐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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