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보다 흡연...흡연자 폐암 발생 위험 54배나 높아

정수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elly0910@naver.com) 2025. 5. 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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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연세대 공동연구 발표
“흡연, 폐암 위험 최대 ‘54배’ 높여”
지난해 12월 담뱃갑 포장에 ‘폐암으로 가는 길’ ‘남을 병들게 하는 길’ 등 새로운 경고 문구와 그림이 표기됐다. (출처=연합뉴스)
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위험 정도가 같은 수준이더라도 담배를 30년 이상 피우고, 흡연량이 20갑년(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숫자 ‘갑’과 흡연한 기간 ‘연’을 곱한 값) 이상일 경우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최대 5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가 향후 ‘담배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흡연과 폐암·후두암 발생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5월 18일 발표했다.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지선하 교수 연구팀)은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을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폐암 및 후두암 ‘유전위험점수(암에 걸릴 유전적 위험을 종합 점수로 계산한 결과)’가 같은 수준이더라도 30년·20갑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폐암의 일종인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이 약 54배 높았다. 소세포폐암 발생에 흡연이 미치는 영향은 무려 98%에 달했다.

반면 연구 대상자의 일반 특성, 흡연 기간·정도가 같은 조건에서 유전위험점수가 높아도 전체 폐암 및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은 각각 1.2~1.26배, 1.53~1.83배 높아지는 수준에 그쳤다. 이를 유전 요인 기여위험도로 보면 각각 0.7%, 0.4% 수준이다.

즉, 암 발병에 유전 요인 영향은 극히 적었고 흡연 기간이 더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국내 최초로 유전 정보를 활용해 폐암과 후두암 발생에 유전 요인 영향이 없거나 극히 미미함을 밝힌 것”이라며 “흡연의 유해성을 재입증했다는 점에 연구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가 오는 5월 22일 최종변론기일을 앞둔 ‘담배 소송’ 항소심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KT&G 등 3개 담배 회사를 상대로 약 53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533억원은 30년·20갑년 이상 흡연한 뒤 폐암,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게 건보공단이 지급한 급여비다.

1심 재판부는 대상자들이 흡연에 노출된 시기, 정도 및 생활 습관, 가족력 등 흡연 외 다른 위험인자가 없다는 사실이 추가로 증명돼야 한다며 건보공단 패소를 결정했다. 건보공단은 2020년 12월 항소장을 제출했고, 오는 5월 22일 12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건보공단 측은 “재판부 계획상 이날이 마지막 변론이 될 것이며, 호흡기내과 전문의 정기석 공단 이사장이 참석해 직접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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