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산불대응, 보여주기보다 '촉촉한 산'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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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벌어지는 산불대응 캠페인과 행사들을 보며 이 말이 떠오른다.
산림청은 최근 강원도 고성, 전북 무주 등에서 산불예방 캠페인, 드론 시연, 산불차 시승식 등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언론 보도에는 산림청장, 차장이 직접 나서 지역주민들과 사진을 찍고, '산불조심 마스코트'가 등장해 어린이들과 웃는 장면이 소개된다.
요즘 들어 산림청이 주관하는 산불예방 축제, 숲속 음악회, 국민 참여형 캠페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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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기자]
"뭣이 중헌디?"
전국에서 벌어지는 산불대응 캠페인과 행사들을 보며 이 말이 떠오른다. 산림청은 최근 강원도 고성, 전북 무주 등에서 산불예방 캠페인, 드론 시연, 산불차 시승식 등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언론 보도에는 산림청장, 차장이 직접 나서 지역주민들과 사진을 찍고, '산불조심 마스코트'가 등장해 어린이들과 웃는 장면이 소개된다.
이런 활동이 전혀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묻고 싶다. 정작 산불을 안 나게 하고, 나더라도 금방 끌 수 있는 근본 대책은 어디에 있느냐고.
건조함이 문제라면, 그 건조함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나와야 한다. 드론보다 먼저, 헬기보다 앞서 땅속의 수분을 지키는 일, 바로 그것이 산불 예방의 핵심이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다. 낙엽은 깨끗이 치워지고, 임도는 넓어진다. 산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정비사업'이란 이름 아래, 자연이 가진 촉촉함의 마지막 끈마저 잘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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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산에 만든 물모이 관악산 보덕사 옆 야산에 만든 물모이 (2022.12월). 성인 3명이 근처의 쓰러진 나무와 돌멩이를 이용하여 2시간만에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물이 고여 산을 촉촉하게 해주고, 새나 산짐승등이 먹고 잘 지내다 간다고 합니다. |
| ⓒ 한무영 |
기념촬영 대신 기후를 촉촉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산림청장과 차장이 직접 나서 언론 앞에 섰다. 산불 대응 장비 시연 현장, 산불 예방 캠페인,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약식까지 줄지어 열렸다. 보도사진 속에는 환한 미소로 리본을 자르고, 마스코트 인형과 함께 "산불조심"을 외치는 장면이 반복된다.
그러나 산을 촉촉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 예컨대 물모이 조성이나 낙엽 보전, 빗물 저류 시스템 설치 등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즉, '불나지 않는 산'을 위한 진짜 대책은 사라진 채, '불조심을 외치는 모습'만 남는 것이다.
이제는 언론용 행사보다 실질적인 산의 습도 회복이 먼저다. 산림청장이 진심으로 산불을 걱정한다면, 다음 행사에서는 헬기 앞이 아니라, 삽을 들고 물모이 하나 만드는 장면을 보여주길 바란다.
요즘 들어 산림청이 주관하는 산불예방 축제, 숲속 음악회, 국민 참여형 캠페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숲을 가까이 느끼게 하려는 시도는 반갑지만, 때론 홍보가 목적이 되고 본질을 잊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쯤에서 묻고 싶다. 숲을 연구하는 산림과학자들은 이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산의 습도를 높이고, 산불을 막는 데 진짜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함께 나누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모이는 자연의 물길을 다시 잇는 방법이다. 물은 흘러야 살고, 고이면 쓸모 없다고 했던 관념을 버려야 한다. 산 속에 작고 촘촘한 물주머니 수백 개만 있어도, 불이 쉽게 붙지 않는다. 불이 나도 초기에 진화할 수 있다.
헬기 한 대가 실어나르는 물보다, 주민이 바로 쓸 수 있는 '산속 수분 저장소'가 훨씬 효율적이다. 산불을 막는 진짜 힘은 거창한 기념식이 아니라, 산을 촉촉하게 돌려주는 작은 물모이 하나에서 시작된다.
지금 묻자. "뭣이 중헌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 관악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만든 물모이의 현장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현장 영상과 습도 변화 실측자료는 추후 공개 예정입니다. 산불 대응의 ‘보여주기’보다, 촉촉한 산을 만들 수 있는 ‘물모이’ 실천이 확대되길 바랍니다. 산림청에서도 한번 전향적으로 검토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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