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미래, 청년층만 바라보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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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욱 기자]
어제오늘 추적이는 비를 따라 피어오르는 안개가 산자락과 마을을 감싸며 서성인다. 비가 오면 흩어졌다가 비가 그치면 어느새 산자락 마을까지 내려와 덮친다. 예정된 일상처럼 센터 내 세대원들은 비 갠 사이사이 농장에 나와 비를 맞고 환호하는 작물들을 돌보고 있다.
봄비에 생기를 찾은 고추와 고구마
어느새 훌쩍 자라 꽃을 피우고 있는 감자순을 잘라주고, 웃거름을 뿌려주는 부지런한 예비 농부도 있다. 지난주에 심어 비실거리던 고추도 생기를 찾아 팔팔하다. 이번 주 초에 심은 고구마가 너무 연약해 영 미덥지 않았는데, 다행히 비를 머금고 파릇하게 줄기를 곧추세운다.
센터 내 농장에 심을 작물은 감자와 고추, 고구마 이렇게 세 가지 작물뿐인데, 어느덧 농장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다음 주에 옥수수, 그리고 6월 초에 콩까지 심으면 상반기 노지작물은 모두 식재된다. 이 외에도 하우스에는 여러 가지 채소류와 버섯재배사에는 4월 초에 종균을 접종한 표고버섯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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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산과 마을을 덮은 구름과 안개 |
| ⓒ 임경욱 |
취미농이든 부업농이든 어떤 형태로든 농업을 해보고 싶은 세대원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업인대학에 다니며, 각종 농업 관련 전문교육을 빠짐없이 수강하고 있다. 여러 가지 작물에 관심을 갖고 배우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작물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센터 농사에만 몰두하기에는 아직 젊은 중장년층은 각종 일손돕기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쁘다. 고사리 채취, 야생 녹차잎 따기부터 시작해 감꽃 솎아주기, 오이순 자르기, 커피숍 서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골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일은 서툴고 작업 효율은 떨어지지만, 힘에 부치지 않게 속도를 조절하며 하는 것이라 크게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단다. 농촌의 노동력이 대부분 70~80대 고령인 걸 생각하면 이곳 센터에 입주해 사는 세대원들은 아주 젊은 층에 속해 농촌에 활력이 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쓸 수 없는 간절기에는 이 같은 노동력은 농가 입장에서 아주 요긴한 응원군이다.
시골에서도 가능한 취미 활동
물론, 직장에서 퇴직하고 농촌에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들어온 대부분의 세대원은 말 그대로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등산과 낚시, 수영, 요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며 건강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군 단위도 주민들을 위한 복지서비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누구나 맘만 먹으면 문화회관이나 도서관 등 관내 평생교육기관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취미클럽에 참여하거나 교양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여유로움과 편리함 때문에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로 이주하려는 도시민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살아갈 집이다. 구례에서도 이곳 체류형 농업창업 지원센터 외에 매년 5~6개소의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구례에 귀농·귀촌하려는 도시민들에게 빈 농가주택을 리모델링해 임대해 주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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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를 맞아 생기 넘치는 감자밭 |
| ⓒ 임경욱 |
일자리가 선행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인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만을 위한 정책 말고 중장년이나 은퇴자를 유치하는 정책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시골로 이주하려는 중장년이나 은퇴자들은 어느 정도 경제적 독립을 해 여유로운 삶을 누리려는 사람들이다.
중장년층과 퇴직자는 농촌경제의 새로운 활력
그들은 지역의 맛집 단골손님이 되고,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주 소비층이다. 그들의 소비력을 따지면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인 것이다. 전라남도 고흥군에서는 이에 포커스를 맞춰 금년에 남양면 귀농귀촌행복학교 내에 신축 조성한 와야 고흥스테이 2호 입주자를 모집했다.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폭발적이다.
이 시설은 고흥군으로 귀농어·귀촌을 희망하는 외지인에게 임시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체류기간 동안 다양한 영농 정보와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돕는다. 입주 세대는 단독주택 5호와 다세대주택 6호 등 총 11세대를 모집했다. 입주 후 체류 기간은 1년 이내이며, 세대별 텃밭도 함께 제공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젠 뜬구름 잡는 정책은 그만 접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하늘에 꼬리를 펄럭이며 날고 있는 연줄을 잡는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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