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대선 첫 TV토론, 누가 이겼나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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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김문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가 열렸다. |
| ⓒ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은 '굳히기 전략'에 따라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문수가 이재명의 대북송금 재판 등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지만 '억지 기소'라고 반박하며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습니다. '민생 경제 대결'에서도 김문수가 이재명의 정부 재정 확대와 재생에너지 강화 정책 등을 들며 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이라고 몰아붙였지만 되레 김문수가 윤석열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민생 실패의 공범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재명은 집권 시 성장동력 확보 등 경제정책과 미래 비전 설명에 주력했습니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한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어조와 태도)'인데, 이재명은 후보들 가운데 가장 안정감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김문수와 이준석이 집중적으로 공세를 퍼붓자 "두 분이 협공하고 있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는 '커피 원가 120원'과 순환 경제를 강조하는 이른바 '호텔경제론' 등의 지적에 대해 "토론문화가 부족하다"며 왜곡과 극단화를 꼬집었습니다. 특히 이준석에 대해 "논리를 너무 단순화한다" "하나만 안다"는 등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첫 TV토론, 후보 바꿀 정도의 특이점 없어
김문수는 가장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민생대책이라고는 '규제 철폐' 만 연발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한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빠졌습니다. 노동시간 연장과 노란봉투법 등 노동현안에 대해서도 해법을 내놓지 못해 전 노동부장관답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기본소득'이 명시돼 있는 것조차 몰라 이준석으로부터 핀잔을 당한 게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민의힘의 '아킬레스건'인 내란과 국정 실패 책임론에도 김문수는 회피에 급급했습니다. 권영국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로 인해 치르는 선거인데 무슨 자격으로 나왔냐"고 따지자 얼버무렸고, 이재명이 경제실패 책임론의 공범이라고 몰아붙이자 엉뚱하게 야당 책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준석은 모든 공격을 이재명 한 명에게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자기주도권 질문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이재명 공격에 활용하며 '이재명 대항마'라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로 애썼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판을 위한 말꼬리잡기 질문이 많아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재명 공격에 치중하다 보니 자신의 정책이나 공약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도 한계였습니다. 권영국은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노동·불평등 문제 해결 등 진보적인 의제에 집중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권영국은 이재명에게 "광장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며 비판보다는 조언에 치중했습니다.
이날 토론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김문수와 이준석이 협동해 이재명을 공격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된 상황입니다. 이준석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김문수에게 할애하며 이재명을 비판하도록 했고, 김문수도 같은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김문수와 이준석은 이재명의 과거 '셰셰 발언'을 두고 '친중국적'이라고 협공하기도 했습니다. 두 후보는 단일화와 보수표 획득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두고 상호 민감한 질문은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통상 대선 토론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유권자가 지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일컬어집니다. 자신의 지지 후보가 뭘 잘했는지, 상대 후보는 뭘 못했는지 위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첫 TV토론은 기존에 지지하던 후보를 바꿀 정도의 큰 실수나 득점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TV토론은 총 3차례 진행되는 데 대개 1차 토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외는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지지율 흐름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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