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상욱·김용남에 문병호까지…이재명이 빅텐트 먼저 쳤다
개혁신당의 문병호 전 의원이 이르면 이번 주에 탈당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을 지낸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중도·보수 확장 시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글을 올려 민주당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캠프가 빅텐트가 되어가고 있다”(전직 민주당 의원)는 말도 나온다. 이미 중도·보수 원로급 인사 일부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데 이어 자당(自黨) 대선 후보가 있는 국민의힘·개혁신당 인사들의 탈당과 이 후보 지지 선언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선거인데 국민의힘은 명확하게 책임을 인정하지도 않고 오히려 탄핵에 반대한 세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잖느냐”며 “탄핵 이후의 정치 혼란을 정리하는 선거인 만큼 이 후보가 당선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문 전 의원에게 선대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그는 “민주당이 잘한다거나 이 후보의 공약이 좋아서는 아니다. 나와 이 후보의 정치적인 노선도 다르다”며 민주당 복당이나 선대위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이 후보가 밝힌 4년 연임제와 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개헌을 골자로 한 개헌을 공약한 데 대해 “정치개혁의 핵심은 대통령 권한 축소와 다당제의 정착”이라며 “책임총리제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가진 예산 편성권을 국회와 나누는 것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 각각 17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 전 의원은 이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다. 연수원 시절에는 ‘노동법학회’라는 비공식 모임에서 뭉쳐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반대 성명을 주도하고 법률상담 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문 전 의원은 2016년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민주당을 떠났다. 그는 2020년 다시 국민의당을 떠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해 21대 총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고, 지난해 창당 멤버로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김용남 전 의원(새누리당·19대)도 전날 개혁신당을 탈당하고 광주광역시를 찾아 이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 그는 곧 민주당에 입당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이던 지난해 1월 현재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화, 자사주 소각 제도화 등과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 선진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검사 출신이지만 금융시장에 해박하고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하는 등 경제 분야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탈당 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은 이날 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의 합류 여부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평소 친분이 있는 일부 의원과 개별적으로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舊) 이낙연계도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12월 ‘이재명 1인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당을 떠나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과 새미래민주당을 창당했던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 세력의 대동단결이 필요한 시기”라며 탈당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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