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해충부터 금지식물까지…검역으로 농업피해 선제 차단 [현장]

김소희 2025. 5. 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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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곡류·식물 검역 현장 가보니
수입 농산물 대상 병해충·금지식물 여부 점검
국내 농업·생태계 보호 위한 1차 차단선 역할
검역관들이 미국산 소맥(밀) 검역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이 선박에 총 5만5000t 소맥(밀) 있습니다. 이 중 한 홀드에서 시료해 병해충이 한 마리만 나와도 결과에 따라 전량 폐기하는 거죠.”

지난 15일 오후 2시 인천항 곡류 전용선박에는 미국산 소맥 검역이 한창이었다. 안전장비를 착용한 검역관 2명이 소맥 검역 현장에 투입됐다. 검역관 2명은 벽면을 따라 검역을 실시했다. 하얀 천 위에 채료하고, 직접 눈으로 금지식물 혼입 여부와 병해충 부착 유무를 확인한다. 물량 등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통상 검역이 진행되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검역관은 안전상 등 이유로 2인 1조로 이뤄진다.

이날 검역이 진행된 해당 홀드엔 8000t의 소맥이 있었다. 선박에 있는 총 물량은 5만5000t이다. 이 중 한 홀드(8000t)에서라도 벙해충이 검출되면 실험실 정밀검역 등을 거쳐 검역병해충이 확인되면 전량 폐기·반송한다.

곡류(사료) 선상검역은 식물검역관이 수입되는 식물검역대상 물품에 대해 선박에 들어가 검역하는 것을 뜻한다. 전용 선박으로 수입되는 곡류, 사료류 등을 대상으로 하며 원곡류는 옥수수, 밀, 대두, 부리 등이 있다. 검역적 위험도에 따라 선상에서 1회 또는 2회 검역 한다.

선상검역 신청 접수가 되면 현장검역을 진행하고 병해충 검출이 없으면 합격증을 발급한다. 만약 병해충이 검출되면 실험실 정밀검역을 진행한다. 검역병해충 발견 시 소독 후 합격 또는 폐기·반송 처리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 21.6%(205모선)가 인천항으로 입항하며, 전국 30.1%(671만3000t) 물량을 검역하고 있다. 전용선박 수입 곡류·사료류 등을 하역 전 선박 내에서 검역한다.

지난해 인천항에서 검역본부가 가장 많이 검역한 곡류는 옥수수로 총 122만1000t을 검역했다. 이어 대두가 104만8000t, 밀 33만3000t, 현미 6만7000t 등이다.

사료류 검역 물량도 옥수수(240만4000t)가 가장 많았다. 이어 대두박 77만t, 밀 31만8000t, 팜박 17만6000t 등으로 집계됐다.

검역관이 중국산 국화절화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선상에서 진행되는 곡류 검역뿐만 아니라, 화훼류·채소류 수입식물 검역도 한창이었다.

인천항은 수도권 물류 배후 역할을 담당함에 따라 검역본부 내 단일기관으로는 전국 최대 수입식물검역장소로 지정됐다. 지리적 특징에 의한 중국산, 동남아시아산 신선 농산물 수입 비중이 높다.

수입식물 검역 장소에서는 중국산 국화절화 한다발을 돋보기로 직접 확인했다. 이후 하얀 천 위에 꽃을 털어 병해충, 이물질 등이 있는지 확인했다. 중국산 마늘종도 갈변 등 여부를 화인하고 의심이 가는 샘플은 직접 꽃봉오리를 칼로 갈라 확인했다.

이날 검역본부로 들어온 중국산 국화절화는 총 22만본이다. 이 중 1200본을 샘플로 채취해 검역한다. 만약 유충 등이 발견되면 실험실로 가져가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특히 국화절화는 중점관리품목으로 지정돼, 검역 표본이 2배로 늘었다. 중점관리품목은 연중 달라지며, 사회적 이슈 및 국내 산업 영향력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검역 수량은 국제 기준에 따라 2% 수준으로 진행된다. 표본 추출은 30박스 이상 진행돼야 해 검역관이 최대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임의로 박스에서 표본을 추출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 관계자는 “검역 수량은 국제 기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2% 수준이나, 국가마다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조정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생식물은 병해충 등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수량을 높여 검역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본부는 매일 숨 쉬는 공기처럼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 가축질병과 병해충 등으로부터 농업 환경을 보호하는 게 기본 소명이라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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